아주경제 강영관, 노승길 기자 = 정부와 시는 한강을 파리 센느강, 샌프란시스코 피어39와 같은 관광명소로 만들기로 합의하고, 오는 2019년까지 총 3981억원을 투입해 여의도에 수변 문화지구인 '여의마루(가칭)'를 조성키로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강협력회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한강 자연성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강과 그 주변지역을 관광자원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30년째 치수와 수자원 관리에만 머물던 한강 관리 방식을 생태와 문화관광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숲과 천연습지 조성 등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시민들이 한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한강에서 관광문화 활동을 늘리기 위한 각종 과제들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이어 반포-한남은 수변여가 및 상징녹지공간으로, 압구정-성수는 도심여가 및 친수공간, 영동-잠실-뚝섬은 복합문화 허브와 수상교통으로 거점, 풍납-암사-광진은 생태거점 및 역사·문화공간으로 각각 특화 개발된다.
특히 정부와 시는 여의-이촌권역을 우선협력 거점으로 선정해 민간과 공공으로 총 3981억원을 투입, 2019년까지 사업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여의도가 자동차전용도로(올림픽대로, 강변도로)로 단절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며, 여의나루역에서 수변까지 약 200m로 관광객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여의도에는 '여의마루'라는 이름의 수변문화지구가 조성된다. 위치는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한강 둔치다. 여의마루에는 부두형 수상데크(Pier Deck)가 설치돼 통합선착장과 레스토랑, 야외공연장 등으로 활용된다. 부두형 수상데크와 여의나루역은 보행데크로 연결돼 육상·수상교통의 환승을 돕는다.
통합선착장에서는 유람선보다 빠르게 운행하는 고속페리인 리버버스를 활용할 수 있다. 홍대와 합정, 여의도를 운행하는 수륙양용버스 역시 운행된다. 부두형 수상데크와 통합선착장은 2017년 착공돼 2018년 준공된다.
여의 샛강은 습지를 조성해 수질을 정화하고, 한강 본류수 유입 등을 통해 일정 수준의 유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샛강 합류부도 자연형 호안, 생태숲갈대·물억새 조성 등을 통해 생물서식처를 확대해 생태 관광지로 조성한다. 이와 함께 여의도 한강 수변에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생물 서식을 위한 한강숲을 만들 계획이다.
이촌 지역도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철거하고 완만한 경사와 수변생물이 어우러진 자연형 호안과 자연하안으로 재정비한다. 다양한 하천생물종 서식처를 확보하기 위해 생태습지와 논습지 및 버드나무림도 조성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강은 광복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우리 근대사의 상징이며 고수부지와 수량 등 자연환경 측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보다 많은 관광객과 우리 국민이 한강을 찾아와서 보고 즐기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문화·유통·스포츠레저·예술 등 서비스 분야 등에서 약 4000개의 일자리가 직접적으로 창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가 세운 2030 한강 자연성 회복 계획을 국토부의 하천기본계획에 연계, 반영하기로 했다고 강조하며 한강이 장차 런던 템스강, 파리 센강 같은 도심 속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시장은 "한강이 자연과 관광의 명소가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며 "한강은 생태환경과 경제부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