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올해 2분기 가계의 주거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기조 등에 임대차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월세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탓이다.
23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 4~6월 가계의 실제주거비(월세) 지출은 월평균 7만39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 주거비가 올랐다는 것은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원금이 보전되는 전세는 가계의 '지출'이 아니라 '자산'으로 잡힌다.
특히 올해 2분기 주거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8% 올라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주거비는 지난해 1분기 월 6만2100원에서 2분기 6만600원으로 떨어졌으나 지난해 3분기 6만1100원, 4분기 6만3400원, 올해 1분기 7만1500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중산층인 소득 3분위의 월세 전환이 두드러졌다. 소득 3분위의 주거비 지출(도시에 거주하는 2인 이상 가구 기준)은 지난 2분기 8만8300원으로 1년 새 23.7% 증가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주거비 증가율은 18.3%, 상위 20%인 5분위는 18.6%였다. 2분위(소득 하위 20∼40%)와 4분위(소득 상위 20∼40%)는 각각 9.9%, 17.9%였다.
한편 서울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전세가율)은 지난 7월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전체 가구에서 월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18.6%에서 지난해 21.8%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3.4%를 기록, 2012년(33.9%)보다 9.5%포인트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