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조선후기 우리나라에 들어와 굶주림을 해소하는 구황작물로 쓰여 졌지만 최근에 와서 다양하게 변신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칩은 외식산업에서 중요한 식품 중 하나다. 최근에는 감자 칩 과자가 인기 있고, 고로케, 빵, 고급레스토랑에서 감자를 곁 드린 각종 요리 등 다양하게 이용된다.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좋아하는 감자탕, 볶음 요리, 돼지고기 구울 때 옆에 곁들인 감자가 기름에 베이게 익으면 그 맛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감자는 품종도 다양하고 품종 마다 특성과 용도가 다르다. 제주의 주 재배품종은 ‘대지(大地)’다. 전분함량이 적고 육질이 단단해 탕, 찌개, 볶음 요리에는 좋은 품종이지만 칩을 만들 수 없고, 쪄서 먹으면 맛이 떨어진다.
강원도의 주 재배품종은 ‘수미(秀美)’다. 전분함량이 많아 쪄도 맛있고 칩과 튀김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지만 탕과 찌개 등에 이용하면 쉽게 부서져 사용이 어렵다. 그밖에도 과자 만들 때 이용되는 ‘대서’ 품종을 비롯 ‘조풍’ ‘추백’ ‘추동’ 등과 보라색을 띤 ‘자심’ 분홍색 품종인 ‘홍영’ ‘자영’ 등 수십 가지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지역에 맞는 재배품종이 있다. 제주지역의 주 재배 품종 ‘대지’는 비와 바람에 강하고 병해충에도 강하지만 유독 ‘더뎅이병’에만 약한 특징을 갖고 있다. 농산물원종장에서는 더뎅이병에 강한 ‘제서’(제주감자라는 뜻) 품종을 만들었고, 포테이토 칩을 만들 수 있고 쪄서먹어도 맛있는 ‘탐나’ 품종을 만들어 농가실증 시험 중에 있다.
감자도 꽃과 씨도 맺히지만 주로 이용하는 열매는 땅속의 열매, 즉 제주어로 지슬(地實-지실의 변형)이라 하고 줄기의 변형체다. 따라서 꽃에서 맺힌 종자에 비해 바이러스병에 매우 취약하다. 농산물원종장에서는 바이러스병이 없는 감자를 만들기 위해 감자 싹에서 생장점을 채취하여 인공배양한 후 감자 묘를 만들고 수경재배로 씨감자를 대량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든 병 없는 우량 씨감자는 전량 제주농가에만 공급하면서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감자의 무한 변신으로 경쟁력을 높이는데 농업기술원이 앞장서고 있다./제주도농업기술원 농산물원종장 농학박사 홍순영(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