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혜림·박선미 기자 = 중국의 위안화 추가 평가 절하 조치에 국내 금융시장이 이틀 연속 크게 출렁였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약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8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보다 11.7원이나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0월 4일(1194.0)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주식시장도 요동쳤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18포인트(0.56%) 하락한 1975.47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수가 197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12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하락 출발해 장중 1948.9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997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2614억원, 1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13일에도 위안화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중국은 2010년과 2013년에도 위안화를 5~8% 절하한 적이 있다"며 "추가 절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인민은행이 전일 위안·달러 환율의 시장 종가를 반영해 다음날 고시환율을 정한다고 밝힌 만큼 13일도 위안화를 평가 절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가 불가피한 만큼 조만간 달러당 1200원선 돌파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로 한국 원화도 약세 흐름이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르면 3분기 내에 1200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