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공산당이 연일 은퇴한 원로 지도자들의 정치개입 문제를 거론하는 것과 관련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해외판이 운영하는 사이트 해외망(海外網)은 11일 논평을 통해 전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과 개국공신 천윈(陳雲)이 1980년대 젊은 간부들을 중용하기 위해 당 간부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는 즉시 은퇴하는 제도를 5년에 걸쳐 만든 과정을 소개했다.
앞서 인민일보는 전날 논평에서 이름을 특정하지 않은 '은퇴한 지도자들'을 언급하면서 이들이 권력에 집착하고 당내 균열을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이런 행보가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이 은퇴 지도자들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서, 이같은 논평은 시진핑 지도부의 반부패 칼날이 전 지도부의 핵심세력을 겨냥하고 있다는 세간의 추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치 간섭에 시 주석이 반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추측했다.
보즈웨 뉴질랜드 빅토리아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시 주석이 인민일보를 통해 장 전 주석에게 정치 간섭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창 영국 노팅엄대학 현대중국학부 학장은 "장 전 주석은 가장 모범적으로 은퇴한 것으로 평가되는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나 은퇴 시 모든 권한을 이양한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메시지가 장 전 주석 등 정치에 간섭하는 원로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