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첫 방송을 시작한지 20년을 맞은 홈쇼핑업계가 지난 2분기(4~6월)에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1~3위인 GS샵,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3사의 올해 2분기 영업 이익률이 바닥을 찍었다.
회사별로 CJ오쇼핑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3329억원)보다 14%(467억원)가 감소한 2862억원을 기록했다.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각각 2.1%(54억원) 상승한 2624억원, 3.9%(82억원) 늘어난 2159억원을 올려 겨우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사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CJ오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절반 수준인 50.6%(197억원) 급감했다. 현대홈쇼핑은 각각 260억원으로 34.6%(137억원), GS홈쇼핑은 253억원으로 33.2%(126억원) 줄었다. 3사 평균 영업이익 하락률 역시 39.5%에 달했다.
이들 3사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눈에 띄게 줄었다. CJ오쇼핑의 올해 1~6월까지 영업이익은 55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9.2%(228억원), GS홈쇼핑(549억원)은 27.7%, 현대홈쇼핑(546억원)은 28.4%(217억원) 각각 줄었다.
이같은 실적부진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불거진 '가짜 백수오' 파동 때문이다.
소비자 불만이 거세지면서 지난 5월 11일 이후 6월 말까지 국내 6개 홈쇼핑업체가 백수오 구매자에 대한 환불 등 보상으로 지출한 비용은 업체에 따라 40억~130억원에 달했다.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40억원씩을 백수오 환불 비용으로 사용했고, 현대홈쇼핑은 82억원을 각각 지출했다. 영업이익 대비 환불액 비율은 CJ오쇼핑이 20.7%, GS홈쇼핑은 15.8%, 현대홈쇼핑은 31.5% 수준이다.
7월 이후 환불 요청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지난 7월 14일 공영 홈쇼핑이 ‘아임쇼핑’이라는 채널명으로 방송을 시작해 7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방송 방법만 다른 새로운 홈쇼핑인 T 커머스 10곳이 올해 안에 모두 개국하면서 허가 사업자들는 17개에 이르게 됐다. 한정된 시장에 비슷비슷한 형태의 사업자가 2배 이상 늘다 보니 매출은 반토막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결국 1995년 8월 한국 홈쇼핑(GS샵)과 홈쇼핑 텔레비전(CJ오쇼핑) 두 업체가 첫 방송을 송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6개 업체 평균 이익율이 15%를 기록했던 호황기는 끝난 셈이다.
특히 TV 홈쇼핑 시청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등 소비자들의 방송 시청 상황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크다.
모바일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지만 이 또한 현재로서는 예산이 투입되는 단계로 당장 매출 신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 업체들에게 올해를 기점으로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단계로 여겨왔는 데 새로운 사업자의 대거 등장과 뜻하지 않았던 가짜 백수오 파동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매출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