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을 파괴하는 박테리아 효소가 새로운 금연보조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킴 잰더 박사가 고전 게임 ‘팩맨(Pac-Man)’처럼 니코틴을 먹어치우는 박테리아의 효소 ‘NicA2’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잰더 박사는 30여 년 동안 니코틴 분해 효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온 끝에 연초가 자라는 토양에 서식하는 ‘슈도모나스 푸티다(Pseudomonas putida)’라는 박테리아가 니코틴을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박테리아에서 ‘NicA2’ 효소를 찾아낸 잰더 박사는 이 효소가 니코틴 분해에 관여하는 데 주목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에 착수했다.
연구팀은 담배 한 개피에 들어있는 니코틴과 같은 양의 니코틴을 쥐에서 채취한 혈청에 섞고 ‘NicA2’ 효소를 주입했다. 그 결과 니코틴의 반감기가 애초 2~3시간에서 9~15분으로 줄었다. ‘NicA2’ 효소가 혈액 속에 머무는 니코틴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NicA2’ 효소가 니코틴을 분해해 이를 탄소와 질소의 공급원으로 이용한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효소는 시험관 실험에서 섭씨 37도 이상에서 3주 동안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니코틴을 분해할 때 독성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았다. 효능 지속 기간은 1회 투여에 최장 한 달이었다. 이 효소가 의약품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잰더 박사는 “한 가지 남은 작업은 이 효소에서 박테리아의 흔적을 제거해 면역반응 유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