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관의 총격으로 숨진 '퍼거슨 사태' 1주기 추모시위가 격화하며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CNN 등은 10일(현지시간) 퍼거슨시에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지며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행정 책임자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처음 총격전은 전날인 9일 밤 11시15분께 이 도시의 웨스트 플로리선트 거리에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온 가운데 일어났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약 20여 발의 총성을 들었고 시위자 한 명이 피를 쏟으며 쓰러져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카운티 경찰의 존 멜버 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대치하던 경찰에 돌과 물병 등을 던지던 무렵 상가 주변에서 총성이 들렸다"면서 "최소 서로 다른 6명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용의자가 경찰차에 있던 사복경찰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응사에 나선 경찰 4명이 막다른 골목에서 용의자를 총으로 쏴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 용의자의 상태는 현재 위중하고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용의자는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로 지난해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무차별 총격에 사망한 브라운과 가까운 친구로 밝혀졌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찰은 무장 범죄와 경찰을 상대로 한 1급 폭행 등 10개의 혐의를 해리스에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해리스가 사복 경찰을 겨냥해 총을 쐈다던 경찰의 주장과 달리 그의 부친인 해리스 시니어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부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해리스 시니어는 아들과 함께 있었다던 두 소녀를 데리고 나와 "서로 다른 두 그룹의 싸움에 끼어든 아들이 총성이 울린 뒤 살려고 길을 건너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것"이라며 비무장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추모식을 위해 미 전역에서 모여든 흑인 인권단체 관계자 등은 시위 현장에 경찰임을 쉽게 알아볼 수 없는 사복경찰을 배치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며 경찰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벨머 서장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무기를 소지한 시위대는 평화로운 시위자가 아니라 범죄자인 만큼 강력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