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금호산업 매각을 두고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지루한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매각가격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매각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매각주관사인 KDB산업은행과 박 회장 측은 지난 4일 실무협상을 진행했지만,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뚜렷한 인식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2006년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투자금의 일부 회수를 위해서라도 헐값에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향후 협상을 통해 가격이 다소 내려갈 여지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미래에셋이 제시한 금액이 적정가”라고 말했다.
반면 박 회장 측은 실사를 통해 나온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 10%를 붙인 5900억원가량이 적정한 가격이라고 맞서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재건을 위해 하루빨리 금호산업의 인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애초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부를 계획이었다면 관련 실사는 왜 진행했는지 의문이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양측의 견해 차가 뚜렷한 상황에서 좀처럼 매각 협상에 진전이 없자,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의 결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박 회장 측의 입장이 4000억원 정도 차이가 나는 상황이기에 협상에 어려움이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협상이 장기화되면 결렬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어 미래에셋을 제외한 채권단이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최종 매각가가 확정되면 박 회장은 오는 10월까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경우, 채권단은 공개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