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홀드렌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장관급)과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을 연장 체결하고, 국립보건원(NIH)과 과학진흥협회(AAAS)등을 방문했다.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은 1976년에 체결된 후 1999년 전면 개정을 거쳐 5년마다 연장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의 교환과 공동연구, 기관 간 협력, 과기공동위 교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1일, 최 장관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총괄 책임자인 홀드렌 실장과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을 연장서명하면서 양자면담을 통해 양국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과학기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내년 서울에서 ‘제9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개최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로봇분야 및 ‘청년과학자 창업(I-Corps) 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협력 의제를 이끌어 내기로 합의했다.
1976년에 체결한 ‘한・미 과학기술협력협정’을 통해 양국은 우주, 보건의료, 원자력,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의 협력활동을 수행함으로써 현재의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이번 협정 연장(5년간)을 통해 양국 간 협력 기반이 더욱 공고히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방문한 NIH에서는 콜린스 원장을 만나 바이오 R&D 예산운영 시스템과 기술이전 및 창업지원 시책을 파악하는 한편, NIH 산하 알레르기・감염병병구소(NIAID) 소장 및 관계자들과 함께 동 연구소의 감염병 관련 연구 및 국제협력현황도 살폈다. 또한 한국과의 감염병 분야 연구에서의 협력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감염병 관련 임상연구 랩 등 임상병원의 주요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얻게 된 다양한 경험과 빅데이터를 통해 국제사회와 함께 글로벌 감염병 예방체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NIAID 실무진과의 구체적인 논의를 통해 감염병에 대한 미래부-NIH 간 체계적인 연구협력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NIH는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래부는 이번 메르스 사태 발생을 계기로 NIH의 감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현황과 R&D 시스템을 파악하여 양국간 협력분야를 도출하는 한편, 그간 추진되고 있는 미래부-NIH 협력사업의 성과 촉진에 필요한 지속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에는 워싱턴의 AAAS 본부에서, 물리학 박사이면서 8선 하원의원 등 다채로운 경력이 있는 최고경영자(CEO) 홀트박사를 만나 AAAS의 주요활동을 파악하고, 한국 과학기술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했다.
AAAS는 250여 기관 및 단체의 연합회로서 약 13만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으며, ‘사이언스’ 학술지를 발간하는 것 외에도 과학기술정책 자문, 과학교육 활동, 과학문화 확산 등을 주요임무로 한다.
AAAS의 이러한 활동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정치・경제 교류가 없는 북한과도 과학 분야의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AAAS 방문을 통해 우리 과학기술단체들의 과학기술 대중화 및 과학기술인들의 사회 공헌에 대한 성공사례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장관은 “과학기술 연구 성과는 학문적인 가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와 같이 사회가 혼란할 때 과학적인 설명과 이해의 근거로서 ‘안전하다’라는 믿음을 주는 신뢰의 상징이 될 수 있다"면서 "또한, 국경이나 인종을 초월해 발생하는 각종 사회문제 해결과 재난재해 대응을 위해서는 국가 간 공조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워싱턴 방문이 미국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