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최근 위구르족 문제로 껄끄러운 상태였던 중국과 터키가 정상회담을 통해 화기애해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방중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30일 전했다.
양국은 이달초 터키에서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반대하는 반(反)중 시위가 격화되는 등 위구르족 문제를 놓고 껄끄러운 관계였다.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은 "터키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매우 중시한다"며 "터키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안정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위구르 독립운동의 분파) 등 중국을 겨냥한 테러행위에 반대한다"는 발언도 내놓았다.
터키에는 약 3만 명의 망명 위구르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투르크 계열인 위구르족을 언어, 종교, 문화를 공유하는 동족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은 신장(新疆)자치구의 위구르족이 터키의 위구르족과 연계해 신장독립운동을 격화시킬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입장에서 터키는 위구르족 문제와 연관이 있는 국가이면서도 유럽으로 가는 관문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에서 교두보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일대일로'와 터키의 발전 전략을 접목시켜 공동협력, 공동발전, 공동번영을 실현하기를 원한다"며 "유엔, G-20, 국제통화기금(IMF) 등 틀 내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양국과 개발도상국의 공동이익을 수호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무역, 투자, 금융, 기초시설(인프라), 관광, 인문 등 분야별 협력을 강화하자"는 메시지도 피력했다.
중국은 시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에드로안 대통령 부부를 위해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고 권력서열 2~3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의 별도 회동도 마련하는 등 융숭하게 대접했다.
중국은 터키가 2013년 4조 원대 규모의 '훙치(紅旗)9' 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키로 한데 크게 고무됐으나 터키는 나토 무기체제와 불일치, 중국으로 군 기밀 유출 가능성 문제 등으로 인해 구매 문제를 결론짓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기구매계약이 성사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