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지난 27일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칼을 뽑아 들었던 형(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쿠데타가 사실상 무산됐다.
그 결과 창업주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선 퇴진’이라는 결과를 낳은 이번 롯데판 ‘형제의 난’에 패배한 신동주 전 회장이 일본 언론과 했던 인터뷰가 30일 공개되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자산관리회사(광윤사)가 지분 33%를 가지고 있고 나는 2%에 못 미치는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직원 지분(약 32%)을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며 ”아키오(신동빈)의 의결권은 롯데 홀딩스도, 광윤사도 나보다 작다“고 말해 이사회 개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니혼게이자이 인터뷰 기사 전문이다. 단, 존칭이나 일본 이름 등 일부 내용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해당 내용이 홰손되지 않도록 수정했다.
▲1월 말까지 롯데홀딩스에서의 직책은 유지했나.
내가 진행했던 투자 안건이 예산을 초과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줬다. 손해는 수억엔 정도였지만 아키오(신동빈 회장)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가 왜곡된 정보를 아버지께 전달하며 내가 영구추방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
▲해임 통보받을 때 어떤 상황이었나
지난해 12월 중순,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께 월 사업보고서가 보고됐을 때였다. 매우 화가 나있는 상태였고 아무 설명없이 ‘그만하라’고 말씀했다. 그 다음날 쓰쿠다 대표이사가 일본에서 ‘상무 등 5명은 일본에 가 있으라’는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내게) 전달했다.
그러나 좀처럼 해임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고바야시 전무가 ‘히로유키(신동주 전 부회장)씨를 해임한 말을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어서 ‘그렇다’고 대답한 것 같다.
아버지는 한 번 결심하면 입 밖에도 낼 수 없게 하는 성격이시다. 그래서 쓰쿠다 대표이사 등이 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주일에 1~2번 만나서 말씀드렸다. 그러다 5월 연휴쯤 ‘사실 이러저러했다’라고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반대로 아키오(신동빈 회장)쪽을 해임하려고 했는데?
7월에 상황이 바뀌었다. 3일 아버지가 직접 쓰쿠다 대표이사 등의 9명의 해임을 직접 지시했다. 그런데도 쓰쿠다 대표이사는 그 다음주 아무렇지 않게(평소처럼) 출근했다.
아키오(신동빈 회장)는 중국 사업 비롯한 한국 롯데 실적을 아버지께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아키오(신동빈 회장)가 한일 모두 경영을 한다는 신문기사가 나왔지만 아버지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18일 아키오의 일본 롯데그룹의 보직 해임을 지시했고 아키오는 아버지에게 얼굴도 보이지 않고 그만두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무시받았다는 생각에 분노하며 직접 일본을 방문했다. 내가 모시고 온 것은 아니다
▲27일 롯데 본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신격호 총괄회장을 제외한) 6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4명의 집행위원을 선임하는 인사를 냈다. 결국 취소돼버렸지만…
창업 이래 롯데 인사는 회장이 모두 결정해왔다. 이번 건 또한 아버지의 지침이었다. 인사는 보통 구두로 이뤄지고 서류에 직접 서명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
회장은 일관되게 아키오(신동빈 회장)을 쫓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계셨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까지 가서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내가 억지로 아버지를 모셔 온 것은 아니다. 그건 할 수 없는(불가능한) 일이다.
▲아키오(신동빈 회장)는 그때 다케오(신격호 총괄회장)씨를 만나지 않았던 건가
27일에는 회사에 있지 않은 것 같다. 아버지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방에 틀어 박혀 있었다. 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아키오 방앞에 갔는데도 방 문을 잠그고 대답하지 않았다.
▲다케오(신격호 총괄회장)씨의 건강은 어떠한가
1년 반 전에 골절 수술을 했다. 휠체어에 잠시 앉기도 했지만 이제 지팡이로 걸을 수 있다. 경영자로서 판단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를 해고했을 때 아키오(신동빈 회장)도 ‘회장의 판단’이라고 말했었다.
▲일본 롯데 경영진은 왜 아키오(신동빈 회장) 쪽 편을 드는가?
옛날부터 토박이 임원을 모두 쫓아내고 쓰쿠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라인의 사람으로 바꿔버렸다. 우리는 제조업체지만 지금 공장(현장)을 경험한 이사가 한 명도 없다.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심각한 정도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걸 걱정하고 있다. 식품 메이커 하나에서 사고가 나면 모두 부서질 수 있는 시대다. 기술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롯데는 신제품 개발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제조업체는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다.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투자를) 하지 않으면 혁신 상품이 나오지 않는다. 투자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은행 출신의 사람이 경영진에 오르며 (회사가) 실패를 하지 않는 방침으로 바뀐 것 같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다. 디자인과 신제품도 결정하지 않고 기계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듯하다.
▲히로유키(신동주 전 부회장)씨는 일본, 아키오(신동빈 회장)씨 한국이라는 형제의 분업체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내 몫은 그렇다고 생각했고 불필요한 참견이나 사업에 손을 대거나 하지 않으려 했다. 단지 아키오(신동빈 회장)씨는 다른 것 같다.
▲히로유키(신동주 전 부회장)씨가 불문율을 깨고 한국 롯데제과 주식을 추가매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이다. 그런데 오해가 있다. 이건 회장의 지시였다. 2013년이었나. 아버지가 회사 주식을 사라고 말씀하셨다. 아키오(신동빈 회장)씨에 대항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언제 주주총회가 열리나.
가능한 빨리하려 하지만 이사회에서 결의가 없으면 할 수 없다. 총회에서 이사 교체를 건의할 예정이다.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 자산관리회사(광윤사) 지분 33%를 가지고 있고 나는 2%미만이지만 32%가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치면 3분의 2가 된다. 아키오(신동빈 회장)씨의 의결권(지분)은 롯데 홀딩스도, 광윤사도 나보다 작다.
지주 이사회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해임을 찬성하기로 했다. 이사장을 그만두게 됐다. 아키오(신동빈 회장) 쪽에서 이사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