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버버리 등 명품 매장들 "홍콩 임대료 낮춰라" 요구 빗발

2015-07-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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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둔화, 부패척결 운동에 반중정서 고조로 중국인 관광객 줄어든 탓

지난 해 10월 홍콩 시내 대규모 반중시위로 핵심 상권인 침사추이 일대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쇼핑의 천국’ 홍콩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매출이 타격을 입은 해외 명품업체들은 잇달아 홍콩 매장 임대료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구찌, 보테가 베네타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케링그룹 장마르크 듀플레이 CFO는 “매장 임대료가 낮아지지 않을 경우 일부 점포를 닫을 수도 있다”고 27일(현지시각) 컨퍼런스 콜에서 이야기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영국 명품그룹 버버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주 버버리그룹은 최근 홍콩 매출이 급감했다며 점포 임대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버버리의 홍콩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한때 ‘쇼핑의 천국’이라 불리며 전 세계 쇼퍼들이 몰렸던 홍콩의 임대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때도 있었다. 지난 2012년 홍콩 쇼핑의 메카 코즈웨이베이 지역 상권 임대료는 1평방미트(1평방피트=0.09㎡) 당 3000달러(약 347만원)로 미국 뉴욕도 제치고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센트럴 지역과 침사추이 지역도 전 세계 4,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해 중반부터 홍콩 지역 매장 임대료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 DTZ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홍콩 핵심상권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20~30% 감소했다. 코즈웨이베이 지역의 경우 평균 43%, 침사추이나 센트럴 지역도 각각 33%, 10%씩 줄었다. 런던 소재 메인퍼스트은행 존 가이 애널리스트는 “향후 18개월 내 홍콩 명품 매장 임대료가 20%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홍콩의 점포 임대료가 하락한 것은 홍콩 쇼핑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각 매장마다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둔화와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캠페인에 홍콩 내 반중감정 고조까지 겹치며 중국인이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해 홍콩을 방문한 중국 대륙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 기준으로 2009년 이래 최저치다. 올해 중국 대륙 관광객 수가 지난 해 보다 최대 50%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지난 6월부터 중국 내 화장품 등 수입관세를 인하하는 등 조치로 해외 소비를 국내로 돌리고 있는 것도 홍콩 경제에 타격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홍콩 소매판매업은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하며 3개월째 하락했다. 지난 1분기 홍콩 경제성장률도 지난 해 4분기 2.4%보다 더 떨어진 2.1%에 그쳤다. 홍콩대학은 홍콩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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