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역(逆) 시즌 마케팅'으로 매출 '솔~솔~', 소비자도 반색

201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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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화된 세일 행사는 ‘원가격 거품’ 불만일으킬 수도

[사진=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유통 업계가 더위를 잊은 ‘역(逆)시즌 마케팅’을 잇따라 벌이고 있다.

역시즌 마케팅은 겨울에 판매하지 못한 이월 상품을 여름에 저렴하게 판매해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월 상품 재고 처리용’ 행사로 여겨졌지만 경기침체 장기화로 업체들의 핵심 판매 전술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합리적인 역시즌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기획전 규모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역시즌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백화점과 아울렛 등 오프라인 판매 채널이다.

롯데백화점은 예년보다 한 달여 빠른 지난 10~12일 강남점에서 ‘진도모피 그룹전’을 가졌다. 신상품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늘려 관심을 모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오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압구정본점은 30일부터 8월 9일까지 ‘현대 해외패션 대전’을 연다. 기존 행사는 가을·겨울 이월 상품이 70%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올 봄·여름 상품 비중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다고 백화점은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7~29일까지 모피를 연중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모피&디자이너 특집전’을 펼친다. 유명 모피 브랜드 등이 대거 참여해 신상품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도 8월 2일까지 ‘역시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여주·파주·부산 등 전점에서 패딩·다운재킷·구스다운 등 가을·겨울 상품을 7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다.

마리오아울렛도 오는 30일까지 겨울 상품을 최대 85% 할인하는 ‘역시즌 상품 대전’을 연다. 패션 아울렛 W몰은 지난 17일부터 ‘사계절 상품 최저가전’을 통해 남성복과 아웃도어 브랜드의 가을·겨울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판매 중이다.

이런 추세는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홈쇼핑 K쇼핑은 지난 23~24일 꼼빠니아의 폭스 트리밍 롱코트·레빗 풀스킨 롱코트 등을 기존보다 40%가량 저렴하게 판매했다. 온라인 마켓 옥션은 지난달 15~21일 인기 겨울 상품을 최대 79% 할인 판매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온라인 마켓 11번가는 15~26일까지 ‘블랙 윈터 위크, 섬뜩한 할인’을 열고 캐나다구스·몽클레어·무스너클 등 고가 패딩 브랜드, 콜롬비아·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 등 60여개 패션 브랜드의 겨울 상품 300여종을 최대 90% 할인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역시즌 마케팅은 업체 입장에서는 불황으로 쌓인 재고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싼값에 미리 가을·겨울 상품을 구할 수 있는 ’윈-윈’ 형태의 유통·소비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역시즌 마케팅을 통해 선보인 제품들의 가격이 정가와 너무 차이가 나면서 ‘원 가격 거품’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만성화된 할인 행사는 업체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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