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불화 환수는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의 업무협약 이후에 거둔 최초의 성과다. 두 기관은 지난해 10월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비단 채색, 97㎝×65㎝)은 18세기에 활동했던 승려인 ‘동악당재인대선사’(생몰년 미상)를 그린 초상화다. 전라남도 순천시 소재 선암사 진영각(仙巖寺 眞影閣)에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현재 진영(眞影, 고승을 그린 초상화)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도난되기 이전 화기(畵記, 불화에 기록된 명문)에 ‘乾隆三年癸亥二月○日(건륭3년 계해2월○일)’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제작연대(1738년)를 알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진영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에 미국인 A 씨가 B 경매소에 이 불화를 출품한 사실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파악한 후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하였고, 이에 따라 대한불교조계종과 선암사는 불화를 적극 환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후, 문화재청은 B 경매소에 도난 문화재임을 통보하고 즉각적인 경매중지를 요청(‘15.3월)하였고, 경매소에서 이를 수용함에 따라 문화재청과 출품자 A 씨는 협상(‘15.3~5월)을 통해 반환에 합의하였다.
이번 불화의 환수는 문화재청, 대한불교조계종,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선암사 등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업과 분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받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999년부터『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발간하여 도난 문화재에 대한 자료를 축적하였고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외국 경매 현황을 모니터링하여 경매 출품 사실을 파악하였으며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실은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관련 자료를 비교하여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하였다. 아울러▲선암사는 미국에서의 진영 이운(移運, 불상 등을 옮겨 모심)과 관련된 비용을 부담했다.
한편, 이날 환수 공개식과 병행하여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국외 소재 불교 문화재의 정보공유와 환수를 강화하기 위한 협력각서 체결식을 진행한다. 이번 협력각서는 지난해 10월 체결한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서」의 대상을 국외 소재 불교 문화재까지 확대하고 협력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번「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의 환수와 협력각서 체결을 계기로, 국외 소재 불교 문화재의 현황과 반출경위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도난 문화재로 확인되는 경우 즉각 환수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