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이 이란 핵협상 극적 타결의 진정한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13년간 이어졌던 이란 핵협상이 14일(현지시간) 타결됨에 따라 이란과 협력을 꾸준히 강화해온 중국이 원유 및 천연가스 확보 및 중동 진출 등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中國日報)는 닫혀있던 이란 시장의 문이 열리면서 중국-이란간 에너지 및 안보, 경제 등 분야의 거리가 한층 밀착될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중동 진출의 관문을 확보하고 야심차게 내놓은 메가톤급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실크로드) 추진에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란 핵협상 타결로 중국과 이란을 잇는 파이프 라인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중국은 파키스탄과 총 연장 3000km의 철도, 도로, 가스관 건설 추진에 합의된 상태다. 여기다 이란과 파키스탄이 양국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 건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두 사업이 조속히,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중국에서 이란까지 천연가스 파이프관이 연결되는 것이다.
중국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의 에너지 파트너를 확보하고 이란은 중국의 '통큰 투자'와 '돈'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중국에서 중동, 유럽까지 연결하는 육상실크로드, 즉 실크로드경제벨트 사업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란은 과거 실크로드의 핵심거점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에도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타진해왔다.
중국의 원유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은 원유에 목마른 국가로 이란 핵협상 타결을 염두에 두고 올 초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늘려왔다"고 14일 보도했다.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로 부터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해왔던 중국이 이란 제재 해제와 함께 이란의 원유 수입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다 이슬람 '프렌드 오브 유럽' 싱크탱크 정책국장도 "중국이 이란에 단기 긴급자금을 수혈하고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원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개발 등에서 이란의 손을 꽉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닝샤(寧夏)대학교 중동학과 교수는 "이란은 앞으로 서양 선진국과 중국간 경쟁 속에서 이득을 취하고 경제적 성장을 꾀할 수 잇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이란과의 오랜 교류로 현지 시장상황에 밝고 막대한 자금력이 있어 이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 핵협상 타결과 함께 중국과 미국의 중동 지역에서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중국이 특사외교 등 방식으로 이란 핵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견제하고 있어 이란과 중국 밀착이 중국의 중동지역 영향력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