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현대'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내년 3월 착공을 목표로 수평증축 리모델링에 시동을 걸었다. 인접한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가 56층의 랜드마크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15층 중층 단지인 이 아파트가 조합의 목표대로 수평증축 리모델링이 완공될 경우 현재의 기형적인 스카이라인이 그대로 남게 된다.
15일 이촌현대 리모델링조합 등에 따르면 다음달 22일 리모델링 시공자 입찰을 진행하고 9월 중순 경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삼부토건 등이 참여해 관심을 나타냈다.
이 아파트는 2007년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재건축을 원하는 일부 주민들의 소송으로 리모델링이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리모델링도 세대수 증가를 통해 일반분양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리모델링에 다시 착수했다.
이촌현대는 8개동 712가구로 이뤄진 중층 아파트 단지다. 712가구 모두 105~132㎡(이하 전용면적)로 대형평형 위주의 아파트와 상가로 이뤄졌다. 1975년 입주로 지어진 지 40년이 지나 이미 재건축 연한도 충족하고 있다. 재건축이 추진될 경우 서울시의 한강변 관리계획에 따라 최고 35층으로 지을 수 있다.
조합은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택한 이유로 용적률과 상가 문제를 꼽았다. 이촌현대는 건축 당시 용적률 263%에 15층 규모로 지어지면서 재건축을 할 경우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이촌 지역의 법정 용적률은 300%이지만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250%로 제한한 상황이다.
또한 상가 59개 점포로 구성됐는데, 상가 대다수가 도로에 접한 1층과 지하에 조성돼 있어 재건축 시 동의서를 받기 어렵고 막대한 보상비의 부담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조합은 내년 상반기 경 착공을 예상했다. 수평증축을 통해 97가구를 추가로 지어 일반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합 측은 "아파트 동 사이에 수평증축 할 여유 공간이 있다"면서 "워낙 오래 전에 지어진 아파트라 건축도면이 없어 층고를 높이는 수직증축을 하기에는 애초에 무리인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평증축 리모델링은 층수의 변동이 없어 리모델링이 완공되도 이 아파트는 15층 중층단지로 남게된다. 길 하나 사이로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래미안 첼리투스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재건축 승인을 받아 56층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한 것과 대비된다.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는 2011년 착공 당시 전용 124㎡의 입주권 실거래가격이 17억~18억원 선에 책정됐지만 랜드마크성 새 아파트란 점이 부각되면서 7월 현재 고층의 경우 25억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현재 이촌현대 전용 126㎡의 호가는 8억~9억원 선이다.
이촌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 동의서 징구율이 아직 8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워낙 주거환경이 열악해 사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