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개회사를 통해 “남북관계에 있어 과거 지원과 압박이라는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남북한이 상호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경제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20년 전 전경련 남북경협 5대 원칙을 수정해 △남북한 당국간 대화의 진전과 조화 △남북 상호이익 △북한 주도 북한경제개발 △남북한 산업 장점 결합 산업구조 구축 △동북아경제권 형성을 위한 주변국 참여와 지지 확보 등 5대 원칙하에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전경련은 20년 전인 1995년 전경련 남북경제협력 5대 원칙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중국이 미국과 함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북·중·러 접경지역 개발 및 북한에 시장화 흐름이 나타나는 등 상황이 변화하는 만큼 이에 맞게 ‘남북경제 신(新) 5대원칙을 제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토론에 나선 김영수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은 남북관계 개선이 경제교류 활성화의 전제조건이라고 하지만, 역으로 경제교류가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 수도 있다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현재 중단된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한 경제교류가 최소한 독일통일 이전의 동서독 수준, 중국과 대만의 경제교류 수준까지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케하타 슈헤이 NHK 서울지국장은 2012년 북한방문 당시 북한도 조금씩 경제개방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이 흐름이 역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일부 일본 지자체는 북한과의 무역재개와 일본의 건설회사들과 자원개발기업들도 북한에 대한 투자 및 진입에 강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납치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북일 경제교류 본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곽강수 포스코경영연구원 글로벌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장점으로 인건비, 토지비용이 저렴하고 부존자원이 풍부하는 것과 동북아경제권 형성의 핵심 지역으로서 지경학적 가치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북한의 인프라가 부족하고, 법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남북관계 불안이라는 제약 요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제약조건을 극복하고 남한 기업이 북한에 진출하게 되면 투자와 고용, 사회적 책임을 수행함으로써 남북통일의 경제적 효과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선 한반도의 긴장해소가 필요하고 투자금 보호 등 대북투자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계가 남북경제교류 협력을 추진함에 있어서 정부의 선제적 조치를 기다리는 자세로 일관한다면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작성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남북경제협력에서 북한 인력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은 조기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교육과 훈련을 통해 북한 인력을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남중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5.24조치는 남북이 만나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지적하면서 남북대화가 재개된다면 여러 현안들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남부관계에 있어서 남북간 신뢰확보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이를 위해 정부는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인도적 지원과 사회문화교류를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원혜영 국회 신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장,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최수영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영수 현대아산 상무, 이케하타 슈헤이 NHK 서울지국장, 김병연 서울대 교수, 김남중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