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이끌고 있는 윤준원 센터장은 센터의 역할을 두고 LG가 보유하고 있는 밸류 체인(Value Chain)을 지역 산업 생태계에 연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곳 센터장으로 온 지도 6개월여. 처음 3개월은 그에게 고민의 나날이었다.
그는 "센터에서 어떤(what) 역할을 해야하는지는 알았지만 어떻게(how) 해야하는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윤 센터장은 "예를 들면 중소기업들의 경우 '나 도와주러왔지? 그럼 내 물건 좀 팔아줘'라는 생각을 한다. 그저 LG와 센터가 무엇을 해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만 있었다"며 "하지만 LG와 센터의 입장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중기 그리고 벤처를 어떻게 발굴하고 어떻게 도와줘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보여주기식으로만 끝나는 것은 센터의 의미가 무의미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면 안됐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파악하는 게 필요했다"며 "단순히 ‘우리한테 이런 특허가 있으니 갖다 쓰라’고 공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후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은 다소 변했다. 다른 센터들이 인큐베이팅을 주 업무라고 한다면 충북 혁신센터는 '브릿지'역할을 통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여기에 LG의 후방 지원도 주효했다. 현재 충북 지역에는 LG생활건강·LG생명과학·LG화학·LG하우시스 등의 계열사들이 들어서 있다. 이들은 센터와 함께 기술 및 사업 노하우를 충북 지역의 중소업체와 적극적으로 제휴하며 협력해 나가고 있다.
윤 센터장의 또 다른 고민은 '오래된 벤처'다.
윤 센터장은 "지방은 아무래도 신생 벤처가 육성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혹여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하더라도 모두들 수도권으로 몰린다"며 "충북 지역에 남아있는 벤처들은 대부분 신생이기보다 오래된 벤처들이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의 고민은 이 같은 오래된 벤처를 스타 벤처로 육성하는 것이다. 그는 "실질적으로 이들을 만나보면 어중간한 아이디어인 상황이 높았다"며 "하지만 이는 달리 생각해보면 조금만 다듬으면 훌륭하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센터장은 LG의 아이디어 컨설턴트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LG 아이디어 컨설턴트는 LG 계열사 직원 120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으로, 상품 기획, 디자인, 개발, 마케팅, 영업 등 사업 각 분야 전문가이자 사업에 필요한 실무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정제된 아이디어를 충북 지역내 창업 희망자 및 중소∙벤처기업에게 개방하고 시제품 개발에서 테스트, 제품 사업화까지 지원함으로써 상생형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윤 센터장은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이들을 모이게 하는 것은 지역 특성상 여전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다만 될 성 싶은 벤처들을 육성하기 위해 LG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다양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그는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들은 실험하는 밭이 다르고 심으려는 씨앗이 다르다"며 "기업도 각자의 방식으로이끌어 가듯이 각지의 혁신센터가 '따라하기식'이 아닌 저마다의 다양한 실험을 하다보면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스타 벤처를 만들어내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