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폴리텍만의 특화된 교육으로 인문계 전공자들에게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이우영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지난 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인문계 학생들의 지원에 대한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이 이사장은 교직원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통한 쌍방향 교감, 혁신을 위한 TF팀 운영, 자유학기제 운영 등을 통해 폴리텍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저학년부터 체계적 진로지도…"인문계 취업門 넓힌다"
폴리텍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4년제 대학 인문계 졸업자는 전체 졸업자의 59%를 차지하고 있지만, 취업률은 45.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공대(65.6%)나 의·약대(72.1%) 취업률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이에 폴리텍대학은 재학생의 참여가 불가능한 6개월 미만 단기 기능사과정에 인문계 전공자 참여를 확대·운영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3~6개월 단기과정을 '청년실업 특별과정'으로 설계하고, 참여대상을 '대학 최종학년 재학생'까지 확대했다.
이 이사장은 "2016년부터는 폴리텍 인근대학과 협업해 '청년고용+센터' 등과 연계한 전문 특화 과정도 개설 검토 중에 있다"면서 "가능한 방학 중을 활용해 2~4일간 동안 직종별 특성에 맞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인문계 전공자들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문계 전공자를 위한 폴리텍만의 특징으로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을 꼽았다. 인문계열 출신자들을 위해 현장실무 중심의 기술교육에 앞서 기초학력테스트를 실시하고, 전공에 따라 요구되는 수준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우리대학의 고유 모델인 FL(Factory Learning) 시스템을 도입·운영해 인문계 청년의 취업에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학생소그룹지도교수제, 기업전담제, 프로젝트실습 등을 통해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폴리텍대학의 이 같은 교육 방침의 영향으로 인문계 고교 출신 입학생 비중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인문계고 출신 입학생은 2012년 50%, 2013년 56%, 2014년 59%를 차지하면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인문계고 3학년 재학생이 고교 수업 대신 폴리텍대학에서 1년 직업훈련을 받는 과정(위탁훈련)에도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문계고 위탁과정 학생 수가) 2012년 288명(4.6%)에서 올해 1042명(16.5%)으로 3배 이상 늘었다"며 "진주캠퍼스의 '항공기기체조립 맞춤취업과정'의 경우 미래항공, 삼흥정공, 대화항공 3곳 기업과 취업협약을 체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폴리텍대학이 '직업과 경력개발' 과목을 통해 인문계열 출신자를 저학년부터 본격적인 취업 및 진로탐색에 대한 도움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문계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에 취업에 대한 전략 수립과 동시에 기업정보탐색을 통한 직무분석 기법 능력을 향상시켜나가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소통'을 가장 강조해 왔다. 특히 직원들과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을 통한 소통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아는 얘기다.
그는 CEO’s 블로그를 통해 본인의 경영 철학과 방향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 폴리텍 교직원들과의 생각을 나누고 있다.
이 이사장은 "폴리텍대학 취임사부터 게재해 현재까지 총 41개의 글을 작성했고, 책,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주제로 이뤄진다"며 "이를 통해 폴리텍 교직원과 부담없이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의 블로그에는 교직원 관심으로 1000건 이상의 조회수를 보인 글도 있고 현재평균 500건 이상의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취임 이후 내내 강조해 온 폴리텍 구성원과의 소통이 결코 헛되지 않은 셈이다.
이 이사장은 올해 초 첫 인사를 내면서 지역, 출신대학에 편중되지 않고 여성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인사원칙도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다. 깨끗하고 투명한 조직개편에 대한 철학도 내비친 셈이다.
그는 "폴리텍대학 전국 34개 캠퍼스에서 공모 및 추천을 통해 인사혁신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있다"면서 "TF팀은 인사와 전보, 재임용 등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기준을 재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경영평가와 일학습병행제, 캠퍼스 문화 최일류화 등 10여개 TFT를 운영하고 있다. NCS 도입에 따른 교원 역량강화 방안 및 근무환경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원활한 '소통'은 조직 운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소통으로 제안된 건의 내용은 대학 경영에 충분히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리텍대학은 정부의 주요정책과제인 '자유학기제 시행'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대표 직업교육기관으로서 기술 연계 체험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확산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교육과정 중 각 학교의 재량으로 한 한기에 걸쳐 시험 없이 학생참여형 체험 등 자유로운 수업 활동을 운영하도록 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전면 확대에 대비해 국책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교육기부 문화 확산에 동참해 나가고 있다"며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과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직업체험 프로그램 개발 및 특강을 지원하여, 미래 기술·기능분야의 직업 탐색 및 선택기회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폴리텍대학은 2014년 총 31개 캠퍼스에서 61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자유학기제를 운영한 결과 9968명이 참여한 바 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늘린 34개 캠퍼스에서 자유학기제를 운영해 1만5000명까지 참가자를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지역 교육청과의 협조체제 구축을 통해 현재까지 191개의 프로그램을 개발한 상태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폴리텍대학은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자유학기제 추진 우수기관 표창'이라는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도 폴리텍대학의 우수한 교육인프라(교육시설, 교수진, 교육기부 참여학생)를 적극 활용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기술·기능분야의 현장감 있는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폴리텍형 자유학기제 성공모델을 지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올해 말까지 연착륙시켜, 기업·산업 맞춤형 인재를 본격적으로 양성하겠다고 역설했다.
여기에 내실 있는 교육을 통해 폴리텍대학을 세계 최고수준의 직업학교인 호주의 TAFE(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를 넘어서는 글로벌 직업교육훈련기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다.
그는 "오는 12월 말까지 NCS를 폴리텍에 적용해 모범사례를 만들겠다"면서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NCS 기반 교육 시스템을 갖춘 호주 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해 국내 직업교육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