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황량한 몽골 사막에 '희망' 심는 오비맥주

2015-07-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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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몽골의 에르덴솜 지역에 위치한 오비맥주 '카스 희망의 숲' 전경. 키가 1m도 채 안되는 군데 군데 심은 나무들이 몽골의 40도 무더위를 견디며 자라고 있다.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버스를 타고 한시간을 달리니 넓다란 사막이 펼쳐졌다. 한 때 징기스칸이 세상을 호령하며 달렸던 푸른 초원은 이제 군데 군데 심은 나무들만 몇 그루 보인 채 점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황량한 황무지인 이곳에서 오비맥주가 희망을 심고 있다. 카스의 최대 수출국인 몽골에서 사회 공헌 프로그램과 현지화 전략으로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 사막에 심는 '희망'

오비맥주와 환경 시민단체 '푸른아시아'는 몽골의 투브아이막(道) 에르덴솜(郡)에서 지난 2010년부터 '카스 희망의 숲'을 조성, 지금까지 3만그루를 심었다.

이후 현지인을 고용해 매일 관리를 하고 있지만 5년 동안 자란 나무의 키는 최대 1m도 되지 않는다. 여름은 무덥고 겨울이 길어 건조한 기후 탓이다.

취재진이 에르덴솜을 방문한 지난 7일 현지인들과 한국·몽골의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그늘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뙤약볕 밑에서 나무 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오비맥주가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몽골에서 영업하는 기업으로서, 매년 한국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황사의 진원지이기도 한 몽골의 사막화를 막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현지 관리인 바인나씨는 "이 사업이 정착돼 예전 울창했던 숲과 물이 흘렀던 강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카스 희망의 숲 사업은 최근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United Nations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이 수여하는 '2014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은 이를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 바트벌드(Batbold) 몽골 환경부 자연환경녹색개발부(The Ministry of Environment and Green Development) 국장, 아디야수렝(Adiyasuren) 에코아시아대학교(Mongolian National Academy of science &Mongolian Hydro Meteorolgical Society) 총장, 잉크바트(Enkhbat) 카스타운 사장, 바트에르덴(Bat Erdene) 울란바토르시 부시장)이 ‘카스 희망의 숲’ 현장에 UN상 수상 기념비를 세우고 2020년까지 15만 그루의 조림을 다짐하는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김도훈(본명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카스 희망의 숲에 '동아시아 환경문제 해결의 초석이 되길 기원하며'라는 제하의 UN상 수상 기념비를 세웠다. 이어 2020년까지 15만 그루의 조림을 다짐하는 기념식수도 심었다.

김도훈 사장은 "이 사업이 바람직한 환경모델로 인정 받기까지 애써 준 자원봉사자들과 현지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몽골인이 카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오비맥주가 몽골의 사회공헌활동에 힘쓰는 이유는 대표 브랜드인 카스의 최대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1999년 몽골에 처음 소개된 카스는 올해로 16년 동안 몽골 국민과 함께하고 있다.

이날 울란바토르의 한 호텔에서는 현지 주류 도매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카스 수출 16주년을 축하하는 '카스의 밤' 행사가 열렸다. 오비맥주의 현지 제휴사인 '카스타운'과 몽골 주류 시장에서 영향력을 지닌 주류 도매상 대표들에게 16년간의 파트너십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고,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이윤세 카스타운 이사는 "카스의 몽골 진출 이후 독일, 러시아 맥주 등이 속속 진출하며 맥주의 저변이 확대되는 등 몽골의 맥주시장 역사가 '카스'와 함께 발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몽골 맥주시장 정착을 위해 '현지화 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추운 날씨의 영향으로 보드카 등 고도주를 선호하는 몽골인들의 기호를 겨냥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6.9도의 '카스레드(Cass Red)'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해 온 것이 대표적이다.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 대형마트에 있는 카스 전용 냉장고.


카스레드의 현지 인기에 심지어 2000년대 중반까지는 중국산 위조 제품이 유통되기도 했다. 취재진이 방문한 울란바토르 인근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카스만 진열돼 있는 냉장고가 있을 정도로 유통에도 힘쓰고 있다.

몽골 수입맥주 비중은 지난해 전체 맥주시장에서 28%(2014년 기준)를 차지한다. 이 중 한국맥주 비중은 약 20%로, 카스후레쉬(36%)와 카스 레드(34%)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기존의 맥주 수출이 현지 브랜드를 대신 생산해주는 ‘제조자 개발생산(ODM)방식’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몽골의 카스 수출 사례를 모델로 삼아 자체 브랜드 수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훈 오비맥주 시장도 행사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카스레몬과 같은 신제품 수출, 제품 패키지 리뉴얼과 병맥주 수출 확대를 추진해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훈 오비맥주 사장(왼쪽)이 몽골 올림픽위원회(IOC) 오트공차강(Otgontsagaan) 사무총장으로부터 2000년부터 이어온 카스의 몽골 국가대표 태권도팀 후원에 대한 감사패를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오트공차강 몽골 올림픽위원회(IOC) 사무총장이 오비맥주에 감사패를 수여해 눈길을 끌었다. 카스는 2000년도부터 몽골 국가대표 태권도팀을 후원해왔고, 그 결실로 2014년도 아시안 게임에서 몽골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에 몽골 IOC가 감사의 뜻을 전달한 것이다.

베잉흐바야르(B.Enkhbayar) 몽골 두헤컴퍼니(Duuhee company) 주류 도매사 사장은 “카스는 몽골에서 태권도 후원, 조림사업 등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착한 브랜드로 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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