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증시 패닉현상에 따라 지난달 중순부터 대규모 투매현상이 이어지면서 중국 상장 기업 시가 총액이 현재까지 약 2조 달러(약 2250조원) 이상 증발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같이 추산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중국 당국이 증시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하하고 주식담보대출 규제완화 등의 증시부양책을 꺼내들었음을 상기시켰다. 여기에 중국 당국은 이날 중국증시 안정화를 위해 기업공개(IPO) 속도조절과 자금수혈 등을 골자로 한 대대적 증시구제 방안까지 꺼내들었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금융 당국이 선물 거래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쇼트(매도) 포지션을 취하지 말도록 요청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노력에도 패닉 국면을 맞은 중국 증시를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IG증권의 아시아 버나드 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증시는 극단적인 패닉 상태로 당분간 약세장이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판 서브프라임이라 할 수 있는 과도한 신용거래 후유증이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콩 증권사인 보콤인터내셔널(交銀國際)의 홍하오(洪灝) 전략가는 중국 증권업계가 당국의 '압박'으로 우량주 매입에 1200억 위안(약 22조원)을 투입키로는 했으나 충분치 못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차입을 통해 그 규모가 5000억 위안(90조5250억 원)을 웃돈다면 일부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스튜어트 커크 애널리스트는 "중국증시 주가가 최근의 폭락세에도 2013년 저점보다 아직 90% 이상 높고, 여전히 거품이 끼어 있다"면서 "대부분 막차를 탄 투자자에게 손실이 집중돼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증시 활성화를 통해 중국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려 했던 중국 지도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