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은행 노조, 조기통합 협상 재개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외환은행 본점[사진=김세구 기자]

아주경제 문지훈·이정주 기자 =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위한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 측 대화단 구성과 2·17 합의서 수정안 초안을 두고 갈등을 빚던 양측의 대화가 재개됐다.

2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4대 4 대화단은 이날 오전 11시께 만나 합의서 수정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

이날 협상은 지난 1일 외환은행 노조가 제의한 4대 4 대화단 협상을 하나금융 측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그동안 법원의 통합절차 중단 가처분결정 취소 이후 외환은행 노조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포함된 5대 5 대화단 협상을 제시했으나 하나금융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4대 4 대화단은 권태균 외환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와 김재영 하나금융 상무, 강대영 외환은행 HR본부장, 박병규 외환은행 경영기획그룹 본부장 등이 하나금융 측 구성원으로 조직돼 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김태훈 외환은행 노조 부위원장과 김기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직본부장, 김지성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박상기 숭실대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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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노조는 "2개의 초안을 절충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각자 자신만의 초안만 고집하지 말고 서로 초안 수정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화에서 양측은 합의서 수정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은 진행하지 않았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합의서 수정에 대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다음 협상 날짜를 정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또 다시 조기통합과 관련한 갈등을 재현하는 듯 했던 양측이 대화모드로 전환하면서 조기통합 극적 합의에 대한 금융권 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하나금융이 목표로 한 오는 6일까지 합의 완료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등록면허세 비용으로 인한 배임 문제를 주장하며 조기통합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기통합이 오는 9월 말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배임 이슈로 외환은행을 존속법인으로 둘 수 없게 된다"며 "존속법인으로 둘 경우 등록면허세 비용 차이에 따른 경영진 배임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내년 하나은행을 존속법인으로 둘 경우 약 1400억원, 외환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할 때 약 3700억원의 등록면허세가 발생하게 된다.

지방세특례제한법은 올해 말까지 금융회사 간 합병 시 저당권 명의변경과 관련한 등록면허세를 75％ 감면해준다. 등록 절차와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해 오는 9월 말까지 통합에 성공해야 약 2754억원의 세금 감면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외환은행 노조는 대화 재개와 상관없이 법원의 통합절차 중단 가처분결정 취소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에 항고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17합의서 위반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기존 2·17 합의서 효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듣기 위해서다. 가처분결정에 대한 즉시 항고는 오는 3일까지 가능하며 본안소송은 기한 없이 가능하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2·17 합의서 효력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합의서 효력을 확인 받는 게 좋다"며 "오는 3일까지 항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