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새교육개혁포럼이 한국교육정책연구소와 서울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1일 주최한 국가교육과정포럼 자료집에서 정규성 경기 군포고 수석교사는 “수학 학습 부담 경감은 제4차 교육과정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개정의 중점 사항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해 왔지만 그에 대한 대안은 항상 대동소이하다”며 “상하좌우 자리이동과 약간의 삭제만 있어 한마디로 눈가림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사는 “다양한 학생들과 다양한 교육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는 학습내용 경감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교과 내용은 최소한의 학습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교사들이 교육과정 재구성 역량을 기르고 그에 따른 자율성을 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지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사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비롯해 ‘공학적 도구의 적극적인 활용’을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수업시간 활용 여건이 전혀 마련되지 않는 것”이라며 “교과서 탐구활동이나 공학적 도구의 활용은 구색일 뿐 이번만큼은 실질적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 교사는 “학습 내용의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문제가 거의 모든 교과서에서 4개씩 제시되고 있는데 기계적으로 4단계의 문제를 풀게 된다”며 “문항 수를 2개로 줄이고 의사소통 또는 토론․생각나누기 등을 통해 친구들과 함께 학습한 내용을 되짚어보는 활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교과서에 담긴 문항 수의 실질적인 감축을 통해 학습경감과 더불어 수학과 핵심역량도 신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장교원들은 여전히 잦은 교육과정개정에 대한 문제점과 현장의 의견수렴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서현 충남천안오성고 수석교사(영어)는 “학교현장은 교육과정 시안 발표에 대해 환영보다 걱정과 우려가 크다”며 “한 학생이 여러 개의 교육과정을 배우는 점이나, 자주 개정되는 점은 교육적․사회적으로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그 효과성이 의심되고 교사들조차 자신이 가르치는 것이 어떤 교육과정이고 어떤 교과서인지 헷갈려 한다”고 강조했다.
차민철 서울송천초 교사(체육)도 “현 교육과정 개발은 총론과 각론 개발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표면적으로 서로의 요구를 조율하는 모양새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존의 총론 중심의 하향식 개발 방식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며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기에는 실질적으로 개발 기간이 촉박하다는 점 역시 문제”라고 밝혔다.
배숙 경기 청덕중 수석교사는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이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교육과정의 성패 여부는 학교현장에서 교육과정을 구현하는 ‘교사’에게 달려있다”며 “교육과정을 받아들이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교사들이 교육과정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양질의 실천에 주력할 수 있는 여건과 시간을 확보해주는 것이 교육과정 실현의 전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문․이과 통합에 따른 교원 연수 확대와 교원양성 기관의 질 제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경진 경기 은여울중 교사(영어)는 “교사들은 본인 교과의 교육과정 개정에만 몰두하는 일이 없도록 교원연수를 확대해야 하며 통합적․융합적인 인재 양성의 교수․학습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교원 양성 기관의 질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며 “이미 일선 현장에서 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워크숍, 사례발표, 주제연수 등을 통해 그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지만 단순한 교과 간의 결합, 주제 연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이 평가와의 연계를 통해 문․이과의 다양한 콘텐츠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취사선택하고 수용해 학습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