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메르스 여파로 한국관광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요우커(遊客·중국인관광객) 유치 확대에 HDC신라면세점 최고 경영진이 팔 걷고 나섰다. 최근 국내 관광시장은 7∼8월 관광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공포로 인해 한국행 중국 관광객의 예약률이 지난해 대비 80% 이상 급감하는 등 국내 관광업계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인 양창훈 아이파크몰 사장과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은 30일 한국행 관광객 40%에 이어 20% 가량의 출발을 담당하고 있는 베이징 현지 중국 최대 여행사인 CTS와 CYTS의 최고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열고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늘려 줄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하는 등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또 CYTS는 중국에 3번째로 설립된 국영 여행사로 지난 1997년 중국 내 업계 최초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상장사로 최근 한국 여행객의 비중을 늘려 가고 있다.
이날 두 공동대표는 중국 최대 여행사 CTS의 쉐샤오강(薛晓岗)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국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상황이 진정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여름 휴가객이 많은 7∼8월에 다양한 한국 여행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으로 중국 관광객이 다시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쉐샤오강 CTS 총재는 “메르스에 대한 우려로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 이라며 “한국에서 메르스가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행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 한국에서 쇼핑, 문화,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한국 관광의 매력도를 높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CTS와 함께 CYTS에 방문해서는 까오즈췐(高志权) 부총재와 면담을 통해 “CYTS와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한국 관광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HDC신라면세점 공동대표들이 직접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에 적극 나선 이유로는 단기적으로는 메르스로 인한 위기극복 차원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중국 관광업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한국으로의 관광객 송출 잠재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엔저 영향으로 중국인의 한국 방문 감소세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75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4.9%가 늘어나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592만4683명)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나라는 메르스 여파로 이달 들어 약 10만명에 이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취소하는 등 관광산업의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 내 일부 여행사들이 한국 관광을 자제하기로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상황이라 한국 관광의 침체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 사장은 CTS, CYTS 등 여행사 외에도 중국 국가여유국과 외교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과 여행을 장려해 줄 것을 별도로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