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특허를 전문으로 거래하는 기업을 키우기로 하고 이들 회사가 서로 특허를 사고팔 수 있는 장터도 마련한다.
22일 기획재정부와 특허청에 따르면 정부는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특허관리전문회사(NPE)를 육성하는 등 지식재산 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최대 자금 지원 규모는 200억원대로, 초기에는 100억원 정도가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올해 3∼4개 특허관리전문회사의 창업을 지원해 시장 형태를 갖춰나갈 방침이다.
현재 국내 특허관리전문회사는 정부 주도로 만든 2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산업은행은 조만간 특허관리전문회사를 설립할 예정이어서 정부의 특허 거래시장 조성 계획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특허거래소 형태의 인프라만 만들고, 운영권을 민간에 맡겨 거래 수수료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개입으로 시장질서가 왜곡되는 것을 막고, 외국 회사들도 특허거래소에 자유롭게 참여해 특허거래의 규모를 확대하고 형태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특허거래소를 통해 참여 기업들이 다양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자동차 핸들과 관련된 국내의 경쟁력 있는 특허를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면 글로벌 자동차 기업을 상대로 협상력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개혁 작업의 일환이다.
그동안 대학 및 출연연구기관이 시장친화적이지 못하고, 연구 성과물도 '장롱 특허'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이다.
특허 등 지식재산 거래가 전문인력을 보유한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점도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주된 요인이다.
미국에는 특허전문관리회사가 2700여 개에 달하고 비즈니스 모델도 세분화·전문화 돼 있다.
정부 관계자는 "연구기관에 기술이전을 하라고 독려하면 홈페이지에 대충 기술관련 설명을 올려놓는 경우가 많아 활용도가 떨어졌다"면서 "특허거래가 일반화되면 R&D 성과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