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첫 방송된 SBS 수목극 '가면'(연출 부성철, 극본 최호철, 제작 골든썸픽쳐스, 심엔터테인먼트)은 시작과 동시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오른 데 이어 방송 2주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침체를 보이던 수목 미니시리즈가 이 같은 화제를 모은 건 실로 오랜만이다.
그 배경에는 '가면' 뒤에 감춰진 진짜 실력자, 바로 최호철 작가가 있다. 2003년 SBS 문학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던 최 작가는 2012년 KBS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으로 대중 앞에 등장했다. 그 드라마가 바로 2013년 방송됐던 '비밀'이다.
'비밀'에서 네 남녀의 치명적인 운명을 디테일한 묘사와 섬세한 필력으로 그려냈던 최 작가는 '가면'에서도 네 남녀를 앞세웠지만, 전작과는 사뭇 다른 캐릭터 묘사와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을 '가면홀릭'으로 이끌고 있다.
당시 신인 작가가 집필하는 '비밀'의 첫 회 시청률 5.3%였다. 하지만 4회 만에 10%를 돌파한 후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대중에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최 작가는 2년 가까운 준비 끝에 '가면'을 내놓았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준비성을 중시하는 최호철 작가는 '가면'이 시작되기 전 이미 대본의 절반 이상 집필을 마쳤다. 때문에 '가면' 현장에는 쪽대본이 없다. '가면'의 높은 완성도의 비결이다.
놀라운 건 최호철 작가가 30대 남자 작가라는 점이다. 그의 내밀한 심리 묘사와 캐릭터 구축력 때문에 최 작가를 여성 작가로 아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아직 40대에 접어들지 않은 신성(新星)이다.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촉망받는 작가라는 의미다.
제작사 골든썸픽쳐스 측은 "'비밀'을 보며 곧바로 최호철 작가와 계약을 맺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워낙 신중한 성격이다 보니 많은 대화와 교감을 가진 후 최 작가를 영입할 수 있었다"며 "타고난 이야기꾼인 최 작가는 이미 여러 편의 신선한 기획을 가진 만큼 '비밀'과 '가면'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