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집단 참여 제한 등 일부 규제가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성화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은산분리 완화해 진입장벽 낮춰
금융위원회는 연내 국내 최초로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자본에 해당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시 지분을 50%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완화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말 현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해당하는 기업은 총 61개다.
영업범위는 일반은행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리스크 방지 및 건전성 유지를 위해 업무제한이 필요할 경우 인가 시 부대조건이나 하위법령을 통해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신용카드업의 경우 겸영을 위해 30개 이상의 점포와 300명 이상의 임직원을 구성해야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인가요건상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대기업집단 참여 제한…시장 활성화 의문
기업들의 진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진입장벽은 대폭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집단의 참여 제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금융과 산업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참여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우려해 은산분리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 규제 조항들은 이미 실효성이 없거나 이중규제적 요소가 많아 지나치게 시장성을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금융회사를 개인 금고처럼 이용하거나 금융회사의 자산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주주를 견제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도록 하는 많은 규정들은 이미 수많은 법령을 통해 규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OECD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금융회사의 소유가 분산되고 기관투자자들이 대주주의 지위를 점함으로써 금융회사 경영에 대한 감독이 충분하지 못했음'을 지적한 것처럼 관리감독의 문제를 소유구조의 규제로 대신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글로벌 마켓과의 경계가 무의미한 인터넷 시대에서는 해외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금융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자금력도 부족한 국내의 유통기업이나 ICT기업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김미애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ICT기업이 이미 확보한 플랫폼 고객을 통해 단기적인 수익창출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대규모 자본과 마케팅 전략을 갖춘 대기업의 진출이 제한되어 있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는 여전히 불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