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충격 여파가 바꿔 놓은 금융권 풍속도

2015-06-1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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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의 업무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아웃바운드 영업이 크게 줄어든 반면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보험업계의 경우 병원 기피 현상으로 이른바 '나이롱 환자'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등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금융사의 영업 환경에서도 변화가 발견되고 있다.

은행권을 보면 아웃바운드 영업이 큰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실제 단말기를 들고 다니며 고객을 직접 찾아가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터블 브랜치 활용이 크게 줄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6월 들어 포터블 브랜치 가동률이 5~10%에 불과하다. 하나은행은 지난주 유치원과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던 포터블 브랜치 영업 활동을 취소했다.

기업을 상대하는 기업금융 전담역들도 급한 사안이나 오래 전에 약속된 업무는 진행하고 있지만 신규 거래를 위한 미팅은 대부분 취소하는 분위기다.

반면 비대면 거래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체 건수는 4679만3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1187만3504건) 급증했다. 

대출 등 대면 거래가 필요한 경우에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점포를 이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보험업계의 경우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자동차 사고 손해율이 떨어지는 등 예상하지 못한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11개 보험사 가운데 메리츠, 하이카를 제외한 9개 보험사는 지난 5월 손해율이 4월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1개 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4월 90.5%에서 5월 79.1%로 한 달 새 크게 낮아졌다.

사고를 당하면 바로 병원에 입원하는 나이롱 환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는 났는데 입원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3분의 1 정도로 준 것 같다"며 "나이롱 환자들은 원래 돈을 노리고 무작정 입원하고 보는데 병원이 메르스를 전파하는 온상으로 떠오르면서 그런 사람이 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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