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격전지인 중국에서 현지 업체의 공세와 애플과의 경쟁에 밀려 삼성의 위상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역량을 집중했던 인도에서도 후발주자의 맹추격에 좀체 부활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는 '친디아(중국+인도·Chindia)' 시장에서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딜레마에 빠진 이재용의 삼성 1년... 삼성 스마트폰 아성 '흔들'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로컬 강자(Local Kings)'의 위협에 스마트폰 시장 변화의 진앙이 머리가 아닌 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2년 이후 중국시장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샤오미에 정상을 내줬다.
4분기에는 애플에 밀려 3위로 밀려났고, 올해 1분기에는 화웨이에도 밀리면서 삼성전자는 4위로 하락했다. 삼성전자 1분기 점유율은 9.9%로 1년 새 반토막이 났다.
정해식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산업분석팀 수석은 "중국 로컬기업이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저가(약 18만 원) 휴대폰을 판매한 것이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며 "삼성전자는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면서 경쟁우위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성장에 급제동이 걸린 삼성전자는 올해 초 중저가로 눈을 돌려, 중국을 중심으로 인도 등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와 '갤럭시E' 시리즈 등을 내놓았으나 이 역시 역부족인 모습이다.
인도 시장도 중국과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2012년 이후 1위를 유지해 왔으나 로컬업체의 공세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2%로 13%포인트 쪼그라들었다.
반면 이 기간 마이크로맥스(9.9%→17.5%), 카본(3.8%→7.8%) 등 로컬업체는 저가 스마트폰을 공격적으로 출하하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나누는 모양새다. 특히 마이크로맥스는 2년 새 점유율을 2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삼성전자의 위용에 도전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2분기 말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적 판단을 내리는 삼성의 최고경영자 역할을 맡으면서, 삼성전자는 줄곧 내리막길만 걸은 셈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도 신흥 시장 로컬업체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실적 감소로도 이어져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전자 부진에 22개 주요부품사 '몸살'
삼성전자의 부진에 스마트폰 주요 부품사들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IM(IT·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8%에서 13%로 5%포인트 떨어지면서 인탑스, 모베이스, 유아이엘 등 22개 주요 부품사들의 영업이익률은 7%에서 3%로 급감했고,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나 줄었다.
이들 부품사는 삼성전자 매출 비중이 큰 데다 단가 압박마저 받고 있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멜파스와 옵트론텍, 에스맥, 디지탈옵틱, 플렉스컴 등 주요 부품사의 5분의 1은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S6 등의 판매량이 기대에는 못 미쳐 부품사들의 매출감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갤럭시 S6의 판매량은 연내 4800만대로 예상해 전작(S4 4200만대, S5 4000만대 추정) 대비 양호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기대치를 크게 밑돈다. 앞서 지난 4월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7000만대 이상 판매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의 4월 판매량을 600만대 수준으로 추정, 목표치를 채우려면 8개월간 최소 5000만대 가까이 팔려야 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부품시장은 전방업체의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부진 우려로 큰 폭의 성장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며 "단가 하락 및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부품사 간의 경쟁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