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시작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미국 방문에 나선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경제인 앞에서 자신감있게 "알리바바는 중국을 너머, 미국은 물론 세계로 계속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의 목표는 10년 내 전세계 20억명 소비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라며 "세계 각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효과적이고 세부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매출 목표로는 "연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매출을 뛰어넘고 2019년 전까지 시장 규모를 1조 달러(약 1112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알리바바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2%를 40%까지 늘리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동시에 알리바바의 해외진출은 미국 기업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마 회장은 "지난 20년간 중국은 상품 수출에만 몰입했지만 최근 소비력이 있는 중산층이 빠르게 늘면서 수입규모 확대가 필연적이 됐다"면서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수입상품을 해외직구 등 방식으로 구입하고 시장규모는 계속 불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산층 인구가 이미 미국 인구(약 3억명)과 엇비슷 수준이며 10년 안에 두 배 수준인 5억명까지 늘어날 전망인 것도 강조했다.
알리바바가 미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 이베이 등을 압도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대해서는 "사업모델 자체가 달라 경쟁자가 아니다"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마 회장은 "아마존과 이베이는 직접 상품을 판매하지만 알리바바는 중소기업들이 알리바바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자 상품을 판매하는(B2C) 모델을 택하고 있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가 중소기업 거래 활성화 플랫폼이라는 점을 다시 언급, 미국 중소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의 길이 알리바바에 있음을 강조했다.
마 회장은 이날 "알리바바 뉴욕 상장을 후회하고 있다"는 발언을 해 미국 경제인들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다시 상장 기회가 온다면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회사로 하고싶은 것을 할 때가 더 좋았다, 상장 후 삶이 너무 피곤해졌다"는 농담어린 불평을 늘어놨다.
중국 최대 부호 자리를 노리는 슈퍼리치가 된 것에 대해서도 "내 재산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때가 행복하다"면서 "보통 사람은 개인 재산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정도일 때 행복감이 가장 큰 것 같다"며 기업 대표로써의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선 뉴욕 이코노믹클럽은 미국 거물급 경제인들로 구성된 108년 전통의 '경제인 단체'다. 마 회장 이전에 강단에 오른 중국인으로는 1994년 주룽지(朱镕基) 전 중국 총리, 2012년 둥젠화(董建華) 홍콩 초대 행정장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