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기획재정부가 현 경제상황에 대해 5월까지의 지표상으로 내수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다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설명이 함께였다.
기재부는 9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저유가로 물가 상승률이 낮은 수준인 가운데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수출 둔화 영향으로 생산·투자 회복이 다소 지체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5월까지의 지표만 보면 내수는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6%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늘었다.
4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 증가로 전달보다 1.6% 늘었다.
기재부는 5월 소매 판매에 대해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 흐름도 이어져 다소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월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3.6%, 0.3% 증가했고, 신용카드 국내승인액도 7.1% 늘었다.
5월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줄었고,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2.2% 감소했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0.2% 증가했고 건설투자도 전기보다 7.4% 늘었다.
5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3% 증가했고, 전세가격은 0.4% 상승했다.
5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10만9874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0.5% 증가해 2006년 이후 5월 거래량 중 최대치를 나타냈다.
기재부는 세계경제에 대해선 "엔화 약세 및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대내외 경제동향과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대외적 충격에 대해 선제적으로 시장안정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메르스 조기종식을 위해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하고 소비·서비스업 등 분야별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응책을 신속해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메르스 피해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포함한 경제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메르스 환자가 5월 20일 처음으로 확인됐는데 5월 지표에는 메르스와 관련한 영향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6월 지표에 대한 영향은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가령 백화점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쪽은 늘어나고 있어 전체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라며 "관광 등 일부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서비스업, 소비 등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