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미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케이틀린 제너(65)에 대한 지지를 밝히며 성전환자 ‘껴안기’ 행보에 나섰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제너는 올림픽 철인 10종 경기 챔피언 출신으로 최근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연예전문 매체 표지모델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브루스 제너에서 케이틀린 제너로 개명했다.
그는 “제 3자로서 그가 겪은 고통을 상상만 할 뿐이며, 이제는 제너가 평화를 찾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이) 제너가 안전하고 번영된 삶을 누리길 원한다면 나에게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는 공화당의 보수적 가치와는 배치되지만 최근 늘어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性)소수자를 무조건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또 게이나 레즈비언 등 동성애 자체에 대해서도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다른 공화당 후보들에 비해 한 발 앞서 나간 것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열린 공화당 ‘리더십 서밋’에선 ‘지인의 동성 결혼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등 후보들의 성향을 파악하려는 질문에 각 후보들은 남녀간의 전통적인 결혼관을 강조하면서도 표를 의식해 “예식에는 참석할 것”이라는 절충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 정치분석가들은 LGBT에 대한 후보별 성향이 전체적인 여론조사 향배와 더불어 공화당 내부 경선 판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민주당은 현재 동성결혼은 물론이고 LGBT에 대해 옹호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