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특정 다수에게 옮아갈 수 있어
- 격리조치 등 통제 사실상 불가능
- 보건당국 안이한 대책 비난 높아
첫 환자에게 감염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3차 감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3차 감염은 메르스가 일반인에게 쉽게 퍼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보건당국이나 감염병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로 나타난 것이다.
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경기도 한 병원에서 사망한 S(57·여)씨가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F(71)씨도 같은 날 숨졌다.
이들은 모두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68)씨와 경기도에 있는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메르스 환자도 이날 하루 사이에 6명이나 새로 발생했다.
이로써 국내 환자는 사망자를 포함해 총 25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첫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환자 숫자다.
문제는 대전 지역 등에서 확인된 새로운 환자 중 2명이 3차 감염자로 드러난 것이다. 3차 전파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차 감염자는 Y(73)씨와 Z(78)씨로, 메르스 2차 감염자인 16번째 확진자 P(40)씨와 같은 병원 같은 병실에서 지난달 28~30일 치료를 받았던 환자다.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일반인 누구에게나 바이러스가 옮아갈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2차 감염과는 달리 메르스 전파자를 특정할 수 없어 격리 조치 등 감염병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해 지역사회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03년 전세계적인 공포를 일으켰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도 3차 감염자 발생이 폭발적인 확산의 원인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사스에 걸린 요리사를 치료하다 감염된 의사가 홍콩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하면서 3차 감염자가 속출했다. 이후 미국·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벨기에를 제외한 유럽 각국, 한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등 세계 32개국으로 급속히 퍼져 8만3000여명이 감염되고, 이 중 10%가 사망했다.
이런 이유로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직후부터 3차 감염을 특히 경계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앞으로 1주일간이 메르스 확산이냐 진정이냐의 기로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특히 3차 감염을 통한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부가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국이 아직도 사태를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비난이다.
권준욱 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3차 감염자 추가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사회 확산 상황이 아니다"며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국립 의료기관과 보건소, 보건연구원 등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