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인구가 5만8000명에 불과하고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도 최하위권인 케이만군도가 어떻게 FIFA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지원 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현지시간) 쿠바 남쪽의 작은 섬나라인 케이만군도가 FIFA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받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소개하면서 이에 대해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철권통치 방식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실제 케이만군도 국가대표팀의 FIFA 순위는 209개 팀 중 191위로 ‘최약체 축구팀’에 속하며,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나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NYT는 블래터 FIFA 회장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서 약소국에 재정지원을 하고 대신 그 나라를 지지세력으로 포섭하는 일종의 통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블래터 회장은 축구민주화를 앞세워 축구 약소국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재정적으로 취약한 나라에는 축구장 건설 비용 등을 별도로 지원했다. 이 같은 이유로 FIFA는 2008년 이후에만 케이만군도에 180만 달러(약 20억 원)를 지원했다.
케이만군도 출신의 제프리 웹 FIFA 집행위원회 부회장이 35개 FIFA 회원국을 아우르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회장에 당선되자 블래터 회장에게 케이만군도는 더 소중한 나라가 됐다.
블래터 회장은 2013년 웹의 회장 당선 및 FIFA 집행위원 선출을 기념한 행사에서 웹이 차기 FIFA 회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부패 혐의로 체포된 웹 회장에 대해서도 비리에서 벗어나지 않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부패에 찌든 CONCACAF의 개혁을 주창했지만, 실제로는 전임자들의 비리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그가 CONCACAF 회장에 당선될 무렵인 2015년 5월에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축구대회 예선 중계권을 가진 미국의 스포츠마케팅 회사 ‘트래픽 스포츠 USA’에 300만 달러의 뇌물을 요구했으며 그 해 이 회사에 또 110만 달러를 달라고 했다.
웹 회장이 체포된 이후 케이만군도는 충격에 휩싸여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케이만군도의 축구발전은 물론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한 인물이 부패 혐의로 체포되자 정부와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