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해양수산부는 남극 식물(남극좀새풀)에 대한 연구결과 저온적응 핵심유전자(DaCBF7) 분리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해당 유전자를 일반 벼에 도입해 내냉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냉해에 5배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내냉성 벼에 관한 연구는 극지연구소 이형석 박사팀과 연세대학교 김우택 교수팀이 2011년부터 5년간 ‘남극 고유생물의 저온적응 기작 규명과 활용가치 발굴’ 연구를 통해 이룬 성과다. 전문 학술지인 ‘Plant Science’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남극은 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는 낮은 기온, 극야와 백야, 높은 자외선 수치 등으로 식물이 살기에는 매우 척박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꽃이 피는 식물(현화식물)은 남극좀새풀과 남극개미자리 등 단 2종만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들 개체 수는 최근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남극좀새풀 주요 서식지인 남극 바톤반도는 여름철 평균기온이 0℃ ~ 4℃ 사이를 오르내리면서 초속 10m 내외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생물이 체감하는 온도는 훨씬 낮다.
남극좀새풀은 최적 생육온도가 13℃이지만 0℃에서도 30% 광합성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저온에서의 적응력이 매우 높고 결빙방지단백질 유전자(세포손상 방지 효과)를 포함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의 냉해 스트레스를 막을 수 있는 유전자원(DaCBF7)을 발견한 것이다.
벼과에 속하는 남극좀새풀 DaCBF7 유전자를 벼에 도입할 경우 일반 벼에 비해 저온에서 생존능력이 현저히 향상된다. 특히 이 유전자를 도입하더라도 벼의 생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어 향후 벼 냉해 예방을 위한 유전자원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하고 있다.
DaCBF7 유전자는 저온에서도 냉해를 입지 않도록 식물체에 다양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로 분류된다.
이형석 극지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극지 식물 유전자원을 활용해 냉해 피해를 입기 쉬운 농작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적 가치를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