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은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연구용의 경우에도 보통 비활성 상태로 보내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군 연구소에서 살아있는 탄저균을 배송한 아찔한 사태가 발생했다.
일명 '공포의 백색가루'로 불리는 탄저균은 탄저(Antrax)의 원인균으로, 원래는 초식동물인 소·양, 말 등에서 발생하고 육식동물이나 사람에게는 발생빈도가 적은 편이다.
사람이 탄저균을 접촉하게 되는 경로는 주로 동물의 배설물이나 사체 또는 흙을 통한방법이다. 피부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고거나 곤충에 물려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감염되면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차차 폐에 울혈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이 경과해 엄청난 수의 병원균이 자라면서 사망에 이른다. 탄저균의 포자는 땅 속에 묻은 시체에서도 몇 년간 생존한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탄저균이 생물학적인 무기로 사용된 것은 1916년 1차 세계대전 당시 탄저균 감염 가축이 연합군에 보내졌던 게 처음으로 추정된다.
이후 1945년 이란에서는 탄저균의 대유행으로 100만마리의 양이 떼죽음을 당했으며, 1979년 러시아에서는 소량의 탄저균에 노출된 79명 중 68명이 사망하거나 치명적 후유증을 겪었다.
국내에는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서 우편물을 통한 탄저균 테러가 발생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탄저균 테러로 22명이 감염되고, 5명이 사망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미군은 탄저균 사백신과 항생제 등을 이용한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국도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오는 2016년을 목표로 자체 예방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