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보건 당국의 초동대처 미흡으로 미 전역을 공포에 빠뜨렸던 에볼라 바이러스와 유사한 상황이 또 발생했다. 서아프리카를 여행했던 한 미국인 남성이 ‘라사열’로 사망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5일(현지시간) 뉴저지 주에 사는 한 남성이 라사열로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라사열은 출혈과 구토, 고열 등 에볼라와 증상이 유사하며 치사율이 70%에 달한다.
하지만 사흘 후인 21일 증상이 악화돼 다시 병원을 찾았으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숨졌다.
CDC는 정밀 진단을 거쳐 이 남성이 최근 서아프리카 여행과정에서 라사열에 감염됐으며 이 때문에 사망했다고 결론 내렸다.
CDC는 또 라사열이 에볼라만큼 치명적이지만 자칫 지난해 초기진단 실패로 인해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됐던 것처럼 라사열이 번질 수도 있다고 보고 만반의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남성의 가족은 물론 이 남성이 접촉한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는 라사열 최대 잠복 기간인 21일 동안 정밀 관찰을 하기로 했다.
CDC는 “숨진 이 남성이 다른 사람에게 위험을 초래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모든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대 우림지대의 바이러스성 급성출혈열인 라사열은 전염력이 대단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직접 사람에서 사람, 또는 물건을 매개로 유행하고 실험실내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
서아프리카발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던 지난해 9월 미국 내 첫 에볼라 사망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토머스 에릭 던컨은 고열 등으로 텍사스 주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을 찾았으나 자신의 서아프리카 여행 사실을 숨기는 바람에 초동 대처가 늦어졌고, 이 때문에 그를 치료하던 두 여자 간호사 니나 팸(26)과 앰버 빈슨(29)이 차례로 에볼라에 감염되면서 미 전역이 에볼라 공포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