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그러나 교사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우리나라 교사 10명 중 4명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힐 만큼 교사의 직업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한국 교사가 괴로운 이유는 수업 외 행정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와 ‘선생님 질환’으로 불리는 신체적 고충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2014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발표를 보면 현직 교사의 67%가 성대결절과 관절질환을 겪고 있었다.
성대결절은 지속적인 목소리 남용이나 무리한 발성으로 인해 성대 점막이 염증성 반응으로 두꺼워지면서 쉰 목소리가 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자기 고함을 치는 등 과도한 발성을 내면 성대 점막 안쪽에 출혈이나 부종이 생겨 종기가 형성되는 성대폴립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성대 피로도가 높을 때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업 중간 중간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게 틈틈이 물을 마시거나 마사지를 통해 성대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첱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교사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성대결절과 같은 음성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면서 “평소 성대를 보호하고 피로를 풀어주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교사에게 발생하는 또다른 단골질환이 견갑관절주위염이다.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어깨 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고 근육이 굳어지면서 통증을 동반한다. 특히 하루에 몇 시간씩 팔을 들고 판서를 하거나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교사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
발병 초기에는 어깨 관절의 운동범위가 줄어들고 가만히 서있거나 누워있을 때에도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치하면 통증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 어깨를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불면증, 만성피로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십견은 대부분 자가치료가 가능하지만 회복기간이 1~2년 정도로 오래 걸리기 때문에 어깨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해 평소에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으면 어깨 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해 어깨 근육의 뭉침을 방지해야 한다. 통증이 심한 부위에는 가벼운 찜질이나 마사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평소 따뜻한 물로 자주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에 좋다
임희준 메디힐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어깨질환의 증상은 대부분 비슷하지만 발생 원인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부위의 통증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에겐 허리통증을 비롯한 척추질환도 많은 편이다. 주로 서서 수업을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짝다리를 하거나, 칠판의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허리를 비트는 동작을 자주하게 된다. 이런 동작은 척추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통증은 물론 척추 질환 발생률도 높아진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고 수업을 하는 것도 척추에 부담을 주는 행동이다.
척추 질환을 예방하려면 수업을 마친 후에는 항상 허리를 젖히는 등의 스트레칭을 통해 수업시간 동안 경직된 척추를 풀어줘야 한다.
서 있을 때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굽이 있는 신발보다는 쿠션이 있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학생들과 눈높이 맞출 때는 무릎을 구부리고 앉는 게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영근 참튼튼병원 은평지점 원장은 “교사는 직업병이 많이 나타나는 직업군에 속하기 때문에 평소 척추를 비롯한 건강에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