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초연되는 김우진의 명작 '이영녀',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2015-05-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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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12일 개막, 장민호백성희극장에서 30일까지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한국 근대극의 선구자 김우진(1897~1926)이 1925년 발표한 희곡 '이영녀'가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다.

국내 최초의 자연주의 희곡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한번도 무대에 오르지 못한 작품이다.

지난해부터 '근현대희곡의 재발견'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연극사 명작을 소개하는 국립극단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 작품을 대중에 선보이기로 했다.

오는 12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영녀'는 목포 유달산 밑 사창가를 무대로 당시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이영녀는 세 아이를 둔 평범한 여성이지만 남편이 가출하자 생계유지를 위해 창녀로 나선다. 그러나 곧 밀매춘으로 감옥에 갇히고 이후 공장 노동자로 일하지만 공장 관리인의 착취를 못참고 비판하다 쫓겨난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녀는 동거남 유서방과 재혼하지만 온갖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영양실조까지 겹치며 결국 죽는다.

 이 작품은 '매춘'이라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소재를 갖고 현실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과 그 대안에 대한 고민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접근하면서도 감상주의나 계몽주의를 철저히 배제했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주의 희곡으로 분류된다. 이영녀를 통해 여성의 주체적 삶을 다루면서 성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주장을 펼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설득력을 지니는 것은, 작가가 자기 주변에서 직접 목격한 소재를 가져와 철저한 현장취재를 통해 식민지시대의 어두운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다.

국립극단은 "작품이 나온 후로 9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근대를 통해 우리의 현대를 이해하자는 기획의도가 작품을 통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녀들', '마라. 사드' 등의 작품으로 화제가 된 박정희 극단 풍경 대표가 여성 특유의 세심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배우 이서림이 주인공 이영녀 역을 맡았으며 남미정, 이서림 등 중견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티켓 일반 3만원, 대학생 및 청소년 2만원,소년소녀 1만원.1688-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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