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앞두고 구소련 전쟁영웅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양국간의 혈맹관계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7일 러시아 관영 일간지 '로시이스카야 가제타'에 '역사를 깊이 새기고 미래로 향하자'는 제목의 기고문을 발표했다고 남방도시보가 8일 전했다.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중국 인민들은 러시아 국민을 비롯한 세계인들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2차 세계대전 승리행사를 경축할 것"이라며 "중러 양국 인민은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부인·왜곡하거나 의도적으로 고치려는 시도 및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2차 대전 유럽의 주요 전장은 러시아였다"며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러시아 국민 2700만명의 목숨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의 주요 전장은 중국이었으며, 중국은 항일전쟁과정에서 무려 3500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며 "러시아 인민과 함께 중국 인민 역시 전쟁승리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투기 조종사 탕둬(唐鐸)의 이름도 거론했다. 탕둬는 소련군 공중사격단 부단장으로 독일군과의 전투에서 숱한 전공을 세웠다. 또한 중국의 여기자 후지방(胡濟邦)은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고 독일전선에서의 소련군 활약상을 알리는 공을 세웠다.
시 주석은 "중국의 항일전쟁과정에서 러시아는 대량의 물자와 장비를 지원해 줬으며, 2000명의 전투기 조종사를 중국에 파견해 참전토록 했다"며 "이 비행사 중 200여명이 중국에서 전사했다"고 적시했다. 또 2차대전 막바지에 소련군이 중국 동북지역에 참전해 중국군과 함께 전투를 치렀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그는 "중국 인민은 중화민족의 독립 해방을 위해 희생된 러시아인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전쟁영웅들의 이름도 하나씩 거명했다. 1941년 모스크바로 진격해오던 독일군 전차부대를 28명의 부하와 육탄으로 맞서 싸우다 전사한 판필로프 장군을 비롯해 1943년 맨몸으로 독일군의 기관총구를 붙잡고 막아서 동료들을 전진케 했던 22세 청년 마트로소프 등의 희생을 기렸다.
끝으로 시 주석은 "중화민족과 러시아민족은 모두 위대한 민족이며, 우리는 전쟁을 함께 치렀고, 함께 피를 흘렸다"며 "양국 국민은 함께 전진해 나가 세계평화에 공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