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젊었을 때는 스포츠카를 동경하지만 돈이 없고, 나이가 들면 돈이 있지만 스포츠카 타기가 민망해진다.”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스포츠카의 비애’다.
대신 자동차시장에는 40대 이상의 오너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포니카’의 원조로 불리는 포드 머스탱도 그 중 하나다.
머스탱은 1964년 미국에서 처음 탄생해 그해 41만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2차 대전 종전 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가 성인으로 성장한 시기였다. 머스탱의 성공에 자극 받은 GM은 쉐보레 카마로를 내놓으면서 ‘포니카’의 전성기를 함께 열었다.
2015년 새해 들어 국내에 선보인 신형 머스탱은 6세대 모델이다. 전작인 5세대 모델과 비교해볼 때 ‘머슬카’다운 느낌은 줄어들었지만, 대신 세련미가 더해졌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직은 호불호가 나뉜다.
실내는 더욱 극적으로 변했다. 투박함이 미덕이던 기존 미국차의 이미지를 떨쳐버리려는 듯, 질 좋은 소재와 꼼꼼한 마무리로 치장했다. 클래식한 멋과 최신 아이템을 잘 조화시켰고, 센터페시아에는 포드가 자랑하는 ‘싱크2’가 탑재돼 있다. 밋밋했던 기어 레버 역시 근사하게 탈바꿈했다.
머스탱의 변화는 디자인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메이커 중 다운사이징에 가장 적극적인 포드는 2.3 가솔린 터보 엔진을 마련하면서 뒤 서스펜션 타입을 리지드에서 독립식 멀티링크로 바꿨다. 하나의 차축으로 이어진 리지드 방식은 도로상태가 좋은 미국에서나 환영 받는 타입이고, 최근에는 선택하지 않는 추세다. 멀티링크는 노면 상태에 좀 더 세밀하게 반응하는데, 셋업이 좋지 않을 경우 오히려 불쾌감을 주는 특성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드의 새로운 선택은 절반의 성공이다. 다운사이징 된 엔진은 기존의 3.7 엔진만큼이나 역동적이면서도 좋은 연비를 보여준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314마력의 최고출력은 2.3ℓ의 배기량이 믿기지 않을 정도. 44.3kg·m의 최대토크는 3000rpm에서 정점을 찍는다.
그러나 서스펜션은 저속에서 다소 뒤뚱거린다. 특히 시속 40km 이하에서 고르지 않은 노면을 지날 때 충격 흡수력이 떨어진다. 5세대 머스탱은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움직임이 좋았다. 6세대는 대신 고속에서 핸들링은 정교하고 날렵해졌다. 머릿속으로 그린 라인대로 조향하면, 5세대는 차체 뒤쪽이 조금 끌려오는 타입이었던 데 비해, 6세대는 그런 느낌이 줄었다.
포드 코리아가 선보이는 모델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싱크2’의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데 있다. 한글화가 전혀 안 되어 있는 탓에, 블루투스로 재생되는 음악제목이 ‘?’모양으로 표시되는가 하면, 음성안내조차 영어로 나온다. 또한 사용자의 발음이 미국인과 차이가 클 경우 싱크2가 음성명령을 알아듣지 못한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독일 4개 브랜드 다음으로 잘 나가는 포드 코리아가 한글화 작업에 소홀하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포드 머스탱은 2.3 터보 외에 고성능 5.0 모델도 판매되고 있다. 아직 5.0 모델을 타보지는 않았지만, 국내 도로에서는 2.3 엔진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머스탱은 '젊은 날의 감성'을 이끌어낸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