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최연혜 코레일 사장 "철도에 새로운 관광문화 꽃 피울 것"

2015-05-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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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철도 관광벨트 중심 1000억원 웃도는 생산유발....낙후된 철도 코레일형 창조경제로 탈바꿈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관광열차 등 철도를 이용한 창조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세구 기자]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오늘날 철도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일상 속 중요한 교통수단에서 더 나아가 가족, 친구와의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 중 '5대 철도관광벨트'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 중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철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애물단지 적자 노선에 다양한 관광열차 개념을 도입해 철도를 웰빙여행의 대표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한 것이다. 코레일의 관광열차는 관광지로 가는 단순한 이동수단 개념이 아니라 정차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광광상품을 개발하는데서부터 기차 자체를 관광상품화한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와도 맥락이 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30일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만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재래산업으로 연상되는 철도를 지역문화, 먹거리 등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철도의 무한한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키워 코레일형 창조경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 관광철도는 특히 '5대 철도관광벨트'를 중심으로 운행 2년 만에 1028억원의 생산유발 및 1299명의 취업유발 성과를 거뒀다. 관광벨트는 올해 2월 서해금빛열차 개통을 마지막으로 완성됐으며 최근 이용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최연혜 사장은 "올해 개통 10주년을 맞은 KTX는 전국을 3시간 생활권으로 새롭게 개편해 지역균형 발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며 "이런 접근성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관광벨트는 간이역을 새로운 여행 명소로 만들고, 장터를 열게 하는 등 역의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부내륙관광벨트의 양원역과 DMZ-트레인이 다니는 연천역, 정선아리랑열차가 지나는 선평역에는 열차가 정차하는 10분간 반짝 장터가 열린다. 마을 주민들은 직접 재배한 농·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고, 관광객들은 제철 농산물의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 사장은 "소외되고 낙후한 간선철도 노선 중 자연경관이 빼어난 철길·간이역과 지역 관광자원을 네트워크 형태로 결합해 관광수요 및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부양 효과 등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상품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코레일은 CJ E&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로봇트레인'을 활용한 어린이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로봇트레인 캐릭터로 래핑된 DMZ-트레인을 타고 떠나는 기차여행 상품이다. 또 제주특별자치도와 손잡고 철도차량모형 철제 케이스에 제주감귤 초콜릿 등을 담은 기념품도 선보인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중앙·태백·영동·경전선 등 관광열차 연계 노선의 지난해 이용객이 전년 대비 5.2%(67만명) 증가했다. 그는 "5대 관광벨트 이용객이 2013년 35만7000명, 지난해 53만9000명에서 올해 1분기 15만2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철도 승무원이 이용객보다 많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소외된 역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벨트를 중심으로 한 테마역도 인기다. 코레일은 이달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이 지나는 전남 보성 득량역에서 복고를 콘셉트로 한 색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역 앞을 구멍가게, 다방, 이발소 등을 재현한 70년대 추억의 거리로 조성해 코스프레 축제를 열고, 열차 내 카페실도 당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최연혜 사장은 "무료 대여가 가능한 교복을 입고 삶은 계란을 먹으며 옛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보성군, 지역 주민들과 힘을 합쳐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중부내륙관광열차(O-트레인, V-트레인) 운행으로 경북 오지의 분천역 이용객이 하루 평균 10명에서 1000명으로 증가한 데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 겨울 '산타마을'을 운영한 결과 하루 평균 4600여명, 58일간 총 10만6000명이 찾아 대표적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최 사장은 '온돌마루실'과 '족욕카페'가 마련된 서해금빛열차도 체험해볼 것을 권했다. 이 관광열차는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운행 36일 만에 이용객 2만명을 돌파했다. 그는 "열차 내부를 개조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그 만큼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올해도 열차를 통한 새로운 상품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관광벨트의 인기 덕분에 지자체에서는 역세권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사장은 "역사 내 입점 상가의 매출이 대폭 늘었으며 '역장이 추천하는 맛집'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역세권 개발은 작게는 상권을 확대하는 것부터 시작해 대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토·도시 개발보다 후순위였던 교통분야가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최 사장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역사에 문화상품을 전시하고, 철도수요를 유커(중국인 관광객)로까지 확대하는 등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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