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5~6월 중 절정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가 벌이는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을 거론하며 이같이 관측했다. 그리스는 당장 5월 만기 부채 상환을 위해 공공기관과 지방정부에게 현금을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모두 밑돈 것과 맞물려 세계 경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0.2%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1% 정도로 전망했다는 점에서 0.2% 성장은 ‘쇼크’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정책, 특히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7.0%였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추락했던 2009년 1분기(6.6%)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다. 물가지수 조작 등을 통해 GDP를 높였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실제 성장률은 7%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적지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당국으로서는 이 같은 세계경제 추세와 함께 국내경기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5∼6월 쯤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 추가경정예산편성 등 조치 실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 디폴트가 그렉시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만약을 대비하고있다.
그렉시트가 발생하면 그리스에서는 뱅크런과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민간기관의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통화가치 절하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유로존의 경우 대출금 회수가 불투명해지고 위기 전염 우려가 생기면서 일시적인 성장 후퇴가 예상된다. 그리스와 유로존을 제외한 지역의 금융시장도 이에 따른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