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심화진총장 "운정그린캠퍼스 강의실 미술관으로 변신"

2015-04-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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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캠퍼스 뮤지엄 아트프로젝트 추진..민경갑 구자승등 11명 초대 영구 전시

[성신여대 '강의실 미술관'. 강의실 이름도 '구자승 미술관'으로 변경, 전시장같은 강의실 풍경이다.]



아주경제 박현주기자=서울 미아동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강의실이 '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입시경쟁을 뚫고 들어온 학교에서 학생들의 꿈과 끼,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수 있도록 교실을 행복한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의미입니다."

 28일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의실을 국내 작가의 미술관으로 꾸미는 '아트 인 더 캠퍼스 뮤지엄'(Art in the Campus Museum)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예를들어 강의실 201호는 '구자승 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뀐다. 이 강의실엔 국내 극사실주의 대가 구자승 화백의 그림 10여점이 걸린다. 또 작가를 소개하는 동판이 내걸리고, 그가 사용한 미술도구와 도록도 비치한다.

 초대 작가는 우선 11명의 원로작가가 선정됐다. 1929년생 김영재·전뢰진부터 민경갑, 최만린, 제정자, 최예태, 유희영, 구자승, 전준, 류민자, 유휴열 화백으로 이들은 국내 현대미술계를 이끈 주역들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육에도 감성적 힐링이 필요하다"는 바람을 현실속에서 실현한 첫 사례로 꼽힌다.

작가, 학생, 학교가 상생하는 일석삼조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최초의 시도다. 미국에 시카고 뮤지엄 캠퍼스등이 있지만 이는 4개의 미술관 박물관이 모여진 복합 미술관 컨셉이지만, 성신여대 처럼 전문작가의 작품을 강의실에 직접 전시한 예는 찾을 수 없다. '캠퍼스 뮤지엄 군집미술관'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탄생했다. 11명의 유명 작가들의 개인 미술관이 한꺼번에 조성됐기 때문이다.

 김윤섭 미술평론가 겸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지속 가능한 미술 대중화와 향유계층 확산의 구체적인 대안을 미래세대 주역의 산실인 대학교가 중심이 돼 마련한 첫 사례”라며 "학생들이 일상생활속에서 면학과 미술향유를 동시 총족을 할수 있고, 또한 미술을 통한 사회적 공헌 방안의 다각화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28일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이 세계 최초로 강의실을 개인미술관으로 꾸민 성신 캠퍼뮤지엄 군집미술관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성신여대 '강의실 미술관'은 박제된 미술관이 아니다. 학생들이 실제 수업을 받는 진짜 강의실로, 일상속에서 미술품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강의실 미술관'이라는 획기적인 아트프로젝트를 추진한 심화진 총장은 "문화가 우리나라 장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작가 개인에게는 본인 작품의 지속적인 전시·관리·홍보, 학생들에게는 일상생활 속에서 면학과 미술향유의 동시 충족, 사회 전반에서는 미술 대중화의 새로운 모델로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마니프조직위원회(대표 김영석)의 '특별한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영석 사장은 "몇년전 어느 노 화가가 관리·소장 상속 문제 때문에 작품 몇점만 남겨놓고 불태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획됐다"며 "실제로 원로작가들의 사후 관리는 열악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수많은 작품이 국공립미술관에 들어갈 기회도 쉽지 않다"면서 "후대에 작품이 없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인데, 성신여대가 이번 프로젝트를 받아들여 원로작가들의 미술관을 만든 것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일제시대 해외로 유출되는 문화재를 전답을 팔아가며 지켜냈듯 이번 성신캠퍼스 뮤지엄 군집미술관아트프로젝트는 역사의 이면으로 사라질수 있는 우리 현대미술가들의 미술품들을 길이 소장 보존 관리 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부연했다.

 동참한 작가들도 반갑다. 취지가 좋아 작품을 대부분 기증됐다. '푸른 산' 작가 김영재 화백은 500호 크기(8억원선) 작품을, 최예태 화백은 성신여대 산인 '백운산'을 새로 그려 기증했다.

 ' 한국화가 유산 민경갑 화백은 "대학에서 예술과목이 폐지되는 사태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러한 일은 실질적인 문화 융성"이라고 말했다.

  "작품이 강의실과 복도에 걸린다고 해 작가로서 반신반의 했다"는 구자승 화백은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니 대중과 미술의 거리를 좁히는 국민 미술운동의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전국 대학에 확산됐으면 한다"고 적극적인 바람을 나타냈다.
 

[성신캠퍼스 뮤지엄 군집미술관에 참여한 민경갑 구자승 전뢰진 제정자 최예태등 원로작가들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박현주기자]


 2011년 준공한 이 학교는 설계때부터 '미술관' 공간으로 지어졌다. 복도 층고가 3m로 높고 쾌적한 전시장 포스를 자랑한다. 2m를 조금 넘는 일반 대학보다 천장이 높아 전시 작품도 활짝 폈다.

심화진 총장은 "운정그린캠퍼스를 설계할 때부터 문화적 측면을 고려해 전시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든 만큼 학생들이 이를 여유롭게 향유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강의실 미술관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초대된 11명의 작가들의 '강의실 미술관'은 영구 보존 전시된다. 성신여대는 '강의실 미술관'에 꾸며진 작품에 대해 보존과 관리는 물론, 작가별로 디지털 전작도록(카탈로그 레조네) 제작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술작품 감상과 작가 특강을 연계한 교양수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여러 학생들이 오가는 공간에 작품이 설치되는 만큼 모든 작품에 아크릴 액자를 부착하고 작품이 설치되는 복도 및 강의실에 폐쇄회로TV를 설치하는 한편 전담관리인이 상주하도록 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한편,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는 학교 전체가 미술문화 향기로 더해져 대학의 품격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의실 미술관'에 이어 오는 5월 14일부터 성신여대 미술관에서 초대작가들의 특별전이 열린다. 회화 조각 설치등 총 100여점을 11월 13일까지 선보인다. 
 

[김영재 화백이 기증한 500호 크기 '푸른 산' 작품이 성신여대 강의실 복도에 걸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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