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사담 후세인 잔당 세력의 밀착 관계설이 대두했다. 이라크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후세인 통치 시절 핵심 인물 이자트 이브라힘 알두리가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그가 IS에 동조해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히면서다.
알두리는 후세인 정권 시절 헌법상 최고 통치기구인 바트당 혁명평의회 부의장 겸 부통령으로 2003∼2004년 그에 관한 체포설, 사망설이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이번 사망 발표가 사실이라면 후세인 철권통치의 주요 인사들이 몰락 뒤 IS에 숨어 들어갔다는 방증이 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현재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전임자 아부 오마르 알 바그다디(2010년 4월 공습으로 사망)다. 이라크군 장교 출신인 그는 갈 길을 잃은 바트당 소속 인사들과 군사 전문가를 IS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부 바르크 알 바그다디는 세력을 불리기 위해 이들을 대거 포섭했다.
IS에서 이라크를 총괄했던 아부 무슬림 알 투르크마니(2014년 사망)는 이라크 혁명수비대 영관급 정보장교 출신이고 시리아를 담당하는 아부 알리 알 안바리 역시 과거 이라크군 소장이었다. 시리아 알레포, 이들리브에서 군사령관을 맡는 아부 아이만 알 이라키는 이라크 공군 영관급 정보장교를 지냈고 외국인 대원 담당 압둘라 아흐마드 알 미쉬하다니도 퇴출당한 이라크군 장교 출신이다. IS 군사위원회 의장을 차례로 맡은 사미르 알 칼리파위(하지 바크르·2014년 사망), 아부 압둘라흐만 알 빌라위(2014년 사망), 아부 아흐마드 알 아와니(2014년 사망)도 이라크군 장교를 지냈다.
일각에서는 정권 유지를 위해 종교를 세속적으로 이용한 후세인 정부의 잔당 세력이 IS의 핵심부에 포진한 점을 미루어 IS가 표방하는 이념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IS의 궁극적인 목적이 초기 이슬람 사회 회복과 전 세계의 이슬람화가 아니라 미국과 시아파에 빼앗긴 수니파 정권이 탈환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