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건설사 1호' 경남기업, 42년만에 상장폐지

2015-04-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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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증시 상장

노무현·이명박 정부 자원개발 적자로 법정관리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경남기업이 15일 42년만에 상장폐지된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 및 자본전액 잠식’이 확인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지난달 11일 자본전액 잠식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자본완전잠식 상태라고 답변했다.

지난 1973년 2월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된 경남기업은 14일까지 정리매매 절차를 거쳐 15일 상장폐지된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회장이 자살한 가운데 불명예스럽게 주식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1951년 8월 대구에서 설립된 경남기업은 1954년 경남토건에서 경남기업으로 사명을 바꾸고 시능공력 순위 20위권의 중견건설사로 성장했다.

1965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태국 중앙방송국타워 공사를 수주했고, 1970년대 중동과 스리랑카, 카메룬,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1977년 반포 경남아파트를 시작으로 아파트 사업을 시작해 최근에는 ‘경남 아너스빌’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였다.

1987년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으나, 1999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으로 지정돼 2000년 분리됐다.

2002년 12월 워크아웃 조기졸업이 확정된 후 2004년 대아건설을 흡수합병하고 경남정보기술을 설립하는 등 사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다 2009년 1월 채권단에 의해 또 다시 워크아웃이 결정됐다.

20011년 5월 워크아웃을 졸업을 하며 다시 한 번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지만, 국내외 사업 부진과 경기 불황으로 2013년 말 워크아웃을 재신청했다.

특히 노무현‧이명박 정부 당시 적극적으로 참여한 해외 자원개발사업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성공불융자금 외에 자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적자가 누적됐다.

2013년 310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4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7일 경남기업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했다.

채권단에 전환사채 903억원의 출자전환과 긴급운영자금 1100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부결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의 표적으로 지목됐고, 지난해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외압설이 나돌아 감사원의 감사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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