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라오부터 큐브엔터까지… 줄잇는 증권사 상장주관 다툼

2015-04-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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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회사가 상장을 주관해줄 증권사를 갑자기 교체하는 일은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다. 최근 큐브엔터테인먼트나 케이사인이 그렇고, 수년 전 코라오홀딩스도 마찬가지다. 회사마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르겠지만, 중복비용을 내면서까지 애써 손발을 맞춰 온 주관사를 갈아타야 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초 KDB대우증권을 주관사로 IPO에 나섰던 엔터테인먼트업체 큐브엔터가 결국 이달 9일 NH투자증권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주관사가 2014년 5월께 대우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2013년 말만 해도 대우증권은 경쟁사인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을 제치고 큐브엔터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맞수인 대우증권, NH투자증권은 굵직굵직한 IPO 이벤트마다 기싸움을 벌여왔다. 예비 상장사 모회사가 이미 상장돼 있을 경우에는 각사 리서치센터가 경쟁적으로 우호적인 보고서를 내준다는 얘기도 있었다.

당초 대우증권은 큐브엔터 쪽에 직상장뿐 아니라 이 증권사 스팩 2호와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도 함께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큐브엔터가 직상장에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스팩 합병을 요청했을 때, 정작 대우증권에는 활용할 수 있는 스팩이 없었다.

큐브엔터는 NH투자증권으로 주관사를 갈아탄 후에도 상장에 한 차례 고배를 마셨고, 약 1년 만인 이달에야 코스닥에 입성하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2014년 7월 큐브엔터와 NH투자증권 스팩 간 합병상장예비신청서를 통과시키지 않았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큐브엔터 주관사 자리를 놓고 대우증권, NH투자증권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것으로 안다"며 "SM엔터나 YG엔터 같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잇달아 상장시킨 대우증권 입장에서는 큐브엔터를 놓친 게 무척 안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 솔루션 회사인 케이사인도 2014년 5월 IPO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에서 KB투자증권으로 바꾼 바 있다. 케이사인 역시 KB투자증권 스팩을 이용해 코스닥 상장을 이뤘다. 하이비젼시스템은 2011년 KB투증권과 IPO를 논의하다가 이트레이드증권으로 갈아탔고, 결국 스팩 합병을 결정했다. 이런 과정에서 KB투자증권이 자문료를 받고 두 회사 간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코라오홀딩스도 마찬가지다. 라오스 한상기업인 코라오홀딩스는 2010년 상장 막바지에 이르러 주관사를 신한금융투자에서 IBK투자증권으로 교체했다. 신한금융투자와 군인공제회가 펀드를 만들어 코라오홀딩스 측 바이오디젤 사업에 투자했던 게 되레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출자자 측이 코라오홀딩스에 무리한 담보를 요구하는 바람에 서로 등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상장에서 스팩 합병으로 발길을 돌린 기업이 담당 증권사를 교체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증권사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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