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파출소 습격 사건’…중국인 환경 의식 고조

2015-04-0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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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소각장 건설 추진 반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쓰레기 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권력의 상징인 파출소를 습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광둥성 뤄딩(羅定)시 랑탕(朗塘)진 주민 1만여명이 7일 현지 파출소를 습격하고 경찰차를 파손했다가 경찰과 충돌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8일 보도했다.

집단 시위가 엄격히 제한된 중국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그만큼 중국 주민들의 환경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민들은 이날 소각장 건설을 추진하는 시멘트 회사의 대문을 부수고 불로 태우는 등 과격 행동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해 수십명이 부상을 당하고 2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현지 어린이집과 초·중학교가 휴업했으며 당국은 랑탕진으로 통하는 고속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특히 언론의 현장 접근도 막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주민들은 당국이 6일 벌어진 소각장 건설 반대 시위를 무력 진압한 데 격분해 이 같이 과격한 행동을 벌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민들은 당시 공안과 특수경찰, 무장경찰부대 대원 500여명이 최루탄과 곤봉을 이용해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주민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당국이 최근 시멘트 회사와 연내 폐기물 소각장을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체결했고 이에 주민들은 매일 300t 이상의 산업 폐기물과 생활쓰레기가 소각돼 유독 가스가 하늘을 뒤덮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에 나섰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뤄딩시 정부는 소각장 건설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정부가 각종 시위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환경을 해치는 개발이나 오염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지난 해 9월엔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시 보뤄(博羅)현에서도 현지 정부의 쓰레기 소각장 건설에 반대해 2만여명의 주민이 시위를 벌이면서 관련 사업은 현재 유보된 상태다.

앞서 3월에도 광둥성 마오밍(茂名)에서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파라자일렌(PX) 화학공장 설립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약 100명이 부상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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