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현대차가 ‘올 뉴 투싼’을 처음 공개하자, 많은 사람들은 한급 위의 싼타페를 떠올렸다. 멀리서 본다면 구분하기 힘들만큼 두 차의 앞모습은 닮아 있다. 1~2세대 투싼이 싼타페와 차별화된 스타일을 지녔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패밀리룩’을 추구한 것.
차체 크기를 봐도 구형 투싼보다 길이 65mm,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 30mm가 길어지며 싼타페와 엇비슷해졌다. 동급 경쟁차인 폭스바겐 티구안, 닛산 캐시카이와 비교하면, 투싼의 차체가 가장 길고 넓으며 높이는 중간 수준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열린 시승회에서 중요도가 높은 한 차종에만 집중해왔지만, 이번에는 1.7 디젤과 2.0 디젤 모두 준비했다. 그만큼 두 모델 모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1.7 디젤은 141마력으로 2.0보다 45마력이 낮지만, 최대토크는 34.7kg·m으로 2.0(41.0kg·m)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과 결합해 경쾌한 변속감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2.0 디젤이 매끄러운 주행감을 자랑한다면, 1.7 디젤은 툭툭 치고 나가는 가속감각이 매력이다.
현대차는 벨로스터에 DCT를 처음 적용한 이후, i40와 i30 등으로 적용 차종을 넓히고 있다. 국산 SUV에 적용된 사례는 올 뉴 투싼이 최초다. 경쟁차인 폭스바겐 티구안은 DCT와 같은 메커니즘의 DSG를, 닛산 캐시카이는 무단변속기(CVT)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 경쟁차에 비해 올 뉴 투싼은 다양한 엔진과 변속기, 구동 시스템(2WD, 4WD)을 갖춘 게 강점이다. 티구안은 2.0 디젤 엔진과 DSG를 결합해 13.8km/ℓ의 연비를 나타내며, 이는 투싼 2.0 AT(12.8km/ℓ)보다 낫다. 대신 4륜구동만 있는 티구안과 달리 투싼은 2륜구동, 4륜구동이 있고, 수동변속기까지 갖췄다. 투싼 2.0 2륜구동 수동 모델의 연비는 15.0km/ℓ, 자동 모델은 14.4km/ℓ로 티구안을 앞선다.
앞바퀴굴림과 무단변속기를 조합한 닛산 캐시카이는 복합연비가 15.3km/ℓ로 우수한 편이지만, 투싼 1.7의 연비는 15.6km/ℓ으로 캐시카이보다 낫다. 게다가 출력이나 토크, 정숙성 면에서 투싼은 캐시카이보다 한 수 위다. 또 무단변속기를 적용한 캐시카이의 가속감이 다소 밋밋한 반면, 투싼은 운전재미가 훨씬 쏠쏠하다.
올 뉴 투싼의 데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소비자들은 ‘다소 비싼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구형보다 약 150만원 정도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 가격대(2250만~2920만원, 2.0 기준)는 수입 SUV보다 저렴하며, 1.7 모델은 풀 옵션을 갖춰도 3075만원으로, 닛산 캐시카이 기본형(3050만원)과 비슷하다.
6년만에 등장한 신형 투싼은 향상된 주행성능과 품질감이 인상적이었다. 차체를 키운 데다 편의장비가 풍부해져 싼타페를 구입하려던 고객도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